[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미국발 추가 빅스텝 압박에 따라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재정당국도 59조원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물가안정책을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분주한 액션행보만 보일 뿐, 실질적 대안이 없어 새 경제팀의 경제 난관의 파고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후 첫 조찬 회동을 통해 통화·재정당국 간 긴밀한 정책 논의에 대한 궤를 함께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빅 스텝)를 할 필요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단번에 1.0%로 올랐다. 향후 연속적으로 빅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5%로, 미국과의 금리 역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율(물가 상승률)이 8%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적어도 두 차례 이상 50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란 점은 시장에 반영돼 있다"라며 "우리나라 상황은 미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미국과의 금리 차만을 염두에 두는 것보다는 성장, 물가 등을 보고 그에 맞춰서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규모 추경 편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추경호 부총리는 "(물가 상승 자극 우려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다양한 물가안정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높은 환율상황에 관한 질문에 대해 추 부총리는 "오늘도 외환시장의 안정이 필요하고, 앞으로 중앙은행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는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다만 환율 관련 발언 수위를 높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두 경제수장은 이날 회동에 앞서서도 비공개 회동을 가진 바 있으나 공식회동은 처음이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시급한데도 이렇다할 대응 전략은커녕, 보여주기식 행보만 부린 것 아니냐는 핀잔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이창용 총재는 "정부 한 부처나 중앙은행이 혼자서 해결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모든 부처가 힘을 합쳐 정책공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나는 것이 뉴스가 되지 않도록 수시로 만나고 팀워크를 맞추겠다"라고 말했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