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올해 전투기·훈련기 등 완제기 수출 확대로 실적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완제기 수주는 향후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 수출로 이어지는 등 장기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정세 영향으로 전투기 수요가 늘고 있다. 개전 초 우크라이나에서 성능이 개량된 미그-29MU 전투기가 러시아 군용기 수십대를 격추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항공력 우위가 국방의 핵심으로 재조명됐다.
시장조사기관 포어캐스트 인터내셔널은 2021년~2030년 세계 전투기 생산 대수가 3890대, 훈련기는 1332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금액은 각각 2849억 달러(약 354조2100억원)와 208억 달러(약 25조8600억원) 규모다. 수명에 따른 교체 대상 훈련기는 2500대가 넘는다.
KAI는 전세계 군비 확장 기조와 전쟁에 따른 전투기 수요 증가에 따라 완제기 수주 목표를 1000대로 잡았다.
한국항공우주(KAI)가 완제기 1000대 수주를 목표로 수출 확대에 힘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10~12일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국제 방산 전시회 'IDEB 2022'에서 KAI 부스를 방문한 크로아티아 국방부 방산물자국장 이비사 그레베나르 국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과 KAI 수출혁신실 조우래 상무(가장 왼쪽).
최근 완제기 수출 실적은 상승세다. 연도별 수주 실적 가운데 완제기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2019년 4.62%(683억원)에서 2020년 0.67%(294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27%(7659억원)로 뛰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T-50I 6대(2640억원), 태국에 T-50TH 2대(859억원) 등을 수출한 영향이다.
1분기 완제기 수출 실적은 지난해 132억원에서 올해 1786억원으로 올랐다. 경공격기 FA-50PH와 훈련기 T-50i 등 완제기 수리부속 수출이 늘었다.
지금까지 KAI는 완제기 72대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에 T-50I 22대, 이라크에 T-50IQ 24대, 필리핀에 전투기 FA-50PH 12대, 태국에 T-50TH 14대를 수출했다.
완제기 수출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장기적인 부품 수출이다. 전투기는 유지·보수 정도에 따라 30년~50년 사용할 수 있다. 유지·보수 지원은 해당국과 업체가 1년~3년 단위로 계약한다. 고객이 원하면 지원을 연장 계약할 수 있다.
현재 KAI는 동유럽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10일~12일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IDEB 2022’에 처음 참여해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핀란드 등 노후 전투기 대체 수요 국가들과 면담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경공격기 사업과 콜롬비아 노후 경공격기 교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공군·해군 전술 훈련기와 고등훈련기 시장 진출을 위해 록히드마틴과 전략적 협정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KAI는 7월 영국 판보로 에어쇼, 8월 태국 ‘D&S 2022’, 11월 인도네시아 ‘INDO Defense’에도 참가해 수출 무대 넓히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최근 신냉전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자주국방 실현을 위한 국방비 증액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어 동유럽 신시장 개척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제안을 통해 FA-50 등 국산 항공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