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를 찾는다. 5·18 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소속의원 전원 참석도 요청했다. 대대적 동원령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통해 기존 보수정당 한계를 벗고 국민통합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다. 중도층 표심 등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 대한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5·18 기념식은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참석하는 첫 국가기념일 행사다. 이제껏 5·18 기념식에 정당 지도부가 참석한 사례는 있어도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한 사례는 없었다. 보수정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역에서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향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전 광주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 5·18 기념식 참석을 요청한 것에 대해 "당연히 좋은 제안"이라며 "국민의 보수정당으로서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도 당연히 제창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은 이번 한 번뿐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당이 존속되는 한 계속돼야 한다”며 거듭 강조했다는 말도 전했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5·18 기념식 이후 광주와 전남·전북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등 지방선거 호남 민심잡기에도 나선다. 국민의힘은 5·18 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거론된 유가족 피해 보상 등 요구사항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긍정적 검토를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권의 이번 광주 방문이 윤 대통령이 정치 참여 이후 줄곧 강조한 ‘통합’ 정신을 되새기는 동시에 다가온 6·1 지방선거에서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선거가 2주일밖에 남지 않아 호남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두 번의 방문을 통해 (그간의 갈등이)해소될 수는 없다.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건데 조금씩 신뢰가 쌓이고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성을 담아서 자꾸 이렇게 하다 보면 광주 분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 수 있다"며 "중도층에 있는 사람들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긍정적인 평도 추가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윤 대통령이)사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보수 쪽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제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으로 쉽게 돌아서지는 않지만 중도층이나 또는 표의 결집력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합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며 "5·18에 대한 보수 대통령으로서의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후보 시절 당내 경선과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사죄를 위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들의 반대에 중도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