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선업계 수주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적자와 인력난이 과제로 남았다. 원가 상승으로 선가가 올랐지만 원자잿값이 또 올라 손실분 상쇄를 장담할 수 없고, 인력은 조선업 호황기에 비해 절반이 줄었다.
조선업계는 올라간 선가를 안정된 원가가 뒷받침할 경우 내년쯤 흑자 전환 시기가 올 것으로 내다본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1~4월 누계 수주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46%로 1위다. 주력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영향이 컸다.
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한국조선해양 3964억원, 대우조선해양 4701억원, 삼성중공업 949억원이다.
조선3사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내년 흑자 전환를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올해 초 수주한 선박값은 대부분 인도 시점인 2~3년 뒤 매출에 반영된다. 조선사들이 주로 계약금 대부분을 인도 시점에 받는 ‘헤비 테일(Heavy Tail)' 방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지난 4월 세계 LNG 선가가 200만 달러 올랐지만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 철판)값이 또 올라 손실분 상쇄를 장담할 수 없다.
조선3사는 지난해 철강제품 가격 인상분을 충당금으로 설정해 1조원대 적자를 냈다. 2020년 약 67만원이던 후판값은 지난해 113만원대로 뛰었다. 최근 철강사와의 협상 결과 약 10만원이 올라 120만원대로 관측된다.
독보적인 기술로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인력난이 문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인력은 업종 활황기였던 2014년 20만3000명에서 2021년 말 9만2000명으로 약 55% 감소했다. 협회는 올 9월쯤 생산 인력 약 9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정부가 지난달 특정활동(E-7) 비자 발급 지침을 개정해하고 용접·도장공을 4428명까지 도입할 수 있게 했다. 노동계는 기술 경쟁력과 의사소통 문제에 따른 안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조선업 인력은 수주절벽 시기인 지난 2016년~2020년 대폭 줄었는데 위험한 노동에 비해 처우가 낮다고 판단한 인력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그렇다고 조선사가 당장 외국인 인력을 대규모로 고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주들이 한국 조선사에 일을 맡기는 이유는 한국 기술력을 가진 한국인들이 배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약 3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있어 흑자 전환 시기가 연말이나 내년쯤 찾아올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1분기까지 확보된 수주잔액은 한국조선해양 39조6344억1700만원, 대우조선해양 23조147억4100만원, 삼성중공업이 21조2860억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인상된 선가가 반영된 수주분이 건조에 들어가면 내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