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중견건설기업인 서희건설이 올해 1분기 타법인 출자로 거액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도급공사 등 건설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섰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인상 등 악재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서희건설의 주식 투자 등 재무본부는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성희 이사가 총괄하고 있는 만큼, 수익개선 위한 그룹차원의 전략이 나올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희건설은 84곳의 회사에 출자해 65억12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이 집중된 부문은 ‘단순투자’로 나섰던 주식투자다. 서희건설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43곳의 상장사와 18곳의 비상장사에 투자했는데 해당부문에서만 65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진=서희건설)
올해 3월 말 기타 출자법인의 장부가액은 1939억600만원으로 작년 말(2373억5000만원)에 견줘 18.3%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물가상승,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 수익도 떨어진 것이다.
특히 서희건설은 올해 1분기 증시변동성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네이버, 아마존닷컴 등을 팔았지만 손실은 면치 못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평가손실은 10억4900만원에 달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도 각각 10억2000만원, 5억3200만원의 평가손을 나타냈다.
구글의 경우 올해 400주를 더 사들였지만, 7700만달러 평가손을 입은 상황이다. 이밖에 출자금을 투입했던 경동라이프, 제주학사, 김포골든밸리4피에프브이 등은 자본잠식으로 인해 전액 손상처리하기로 했다.
(표=뉴스토마토)
타법인출자가 당기순이익 하락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서희건설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286억3766만원으로 전년(412억원)대비 30.5% 감소했다. 순익에 영향을 미치는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이 쪼그라든 결과다. 올해 1분기 순금융손실은 109억2657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363억30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현금흐름표상 투자활동현금흐름도 둔화됐다.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보면 지난해(-518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64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41억원에서 184억원으로 80% 감소했다.
한편 서희건설이 수익개선 위한 전략을 정비할지 관심이다. 특히 주식 투자 등 재무본부는 이봉관 회장의 차녀인 이성희 이사가 총괄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통상 기업은 법인 주식 취득을 통해 영업확대를 꾀하기도 하고 사업제휴를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투자를 하기도 한다”라며 “(본업 이외 활발한 투자 활동을) 무조건 나쁘게 볼 수 없고 금융투자 역량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재의 경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투자 판단에 따라 실적이 변동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