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두고 의약계-업계 입장차 여전

의협·약사회, 우려 표명…"안전장치 필요"
업계 "정부 중심으로 논의의 장 열려야"

입력 : 2022-05-22 오전 9:00:00
지난 2월17일 서울 중구 보아스 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어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있다. 지난 10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중 ‘집중관리군’ 위주로 유선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일반관리군은 동네 병·의원 비대면 진료를 받는 새 재택치료 체계에 돌입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가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비대면 진료 업계와 의약계의 입장 차이가 나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 중인 비대면 진료에는 조제약 배송이 포함된다. 비대면 진료의 두 축으로는 의약품 배송과 원격의료인데 모두 법 개정 사항이다. 주무 부처는 보건복지부다. 
 
이 같은 정부의 기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장에 진입한 비대면 플랫폼 기업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이듬해 1월 159만2651명, 올해 3월 누적 443만명의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재택 치료 중 비대면 진료 528만건을 더하면 총 970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등 의약계는 현 정부의 비대면 진료 법제화 기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의협은 비대면 진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과정에서 환자 안전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 비대면 진료 활성화를 위한 명분이 충분하다면 재논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제도적인 장치 없이 (비대면 진료를) 무분별하게 시행하고 있다"라며 "의료를 제공하는 사람, 진료받는 환자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환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의료적 측면으로선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는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약사회는 제로 베이스부터 다시 논의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진료할 상황은 당연히 오기 때문에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적 이익으로 갈 수 있는 조직이 나오도록 논의를 다시 하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닥터나우, 굿닥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은 당국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 비대면 진료를 통해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지난해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로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한 경험이 있다"라며 "업계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굿닥터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에 조제약 배송이 포함되는 부분에) 대한 추진과 재추진, 허용 여부와 관련해 원격협의회 및 학회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결국 정부를 주축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대한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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