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26일 기준금리 '카운트다운'…0.25%포인트 인상 가능성↑

5% 육박 물가·금리역전 등 0.25%포인트 '유력'
두 달 연속 상승할 경우…14년9개월 만에 처음
미 '빅스텝' 한국 금리에 영향…자본유출은 '제한적'
물가 4%대·성장률 2%대 유력…완만한 인상 전망

입력 : 2022-05-23 오후 5:18:53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오는 2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 인상폭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나 한미 금리역전, 가파른 물가 상승률 등은 기준 금리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가능성 큰 만큼, 성장률 둔화의 기폭제인 가파른 인상보단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0.25%포인트가 인상될 경우 기준 금리는 1.50%에서 1.75%로 인상된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상한 바 있다. 이달 인상할 경우 연속적인 인상으로 2007년 7·8월 이후 1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뒤받침하는 것은 높은 물가상승률 탓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5%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이다.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전월과 비교해 9.2% 오르는 등 17개월 연속 상승세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이주열 총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로 바뀌었어도 금리인상 기조는 당분간 그대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도 한은이 인상 속도전을 벌이는 배경이다. 미국은 이달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달에 이어 다음 달과 7월에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줄었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 올려도 미 연준이 내달 또 한번의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국(1.75%)과 미국(1.25~1.50%) 간의 금리 격차는 0.25~0.50%포인트로 더 줄어든다. 
 
23일 학계 따르면 오는 26일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전망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일어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원달러 환율 상승 등도 우려할 부분이다. 때문에 한은이 금리 인상을 따라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상황과 달리, 한국 성장률 전망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3.0%) 대비 0.2%포인트 낮은 2.8%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 피치·무디스는 2.7%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0%를 예측했으나 이마저도 정부가 예측한 3.1%보다 낮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경기 성장률과 물가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여러 경제지표들이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경기둔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빅스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3~4차례 단행해 연말에는 금리가 2.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 마저도 향후 경제상황을 감안해 조정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한미 금리역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점진적이면서도 계속적인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올해 3~4차례 금리를 올려 연말까지 2.25%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자주 만난다고 한 만큼,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금리를 완만하게 올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금리 역전 현상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DI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 상황에서도 자본 유출은 희박하다고 봤다.
 
1999년 6월~202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았으나 대규모 자본유출과 외환시장 경색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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