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한파에 SK계열 IPO 주춤…KT 치고 나가나

KT, 밀리의서재·케이뱅크 상장 대기 중…구현모 대표, 클라우드도 언급
SK는 쉴더스·원스토어 상장 연이어 불발…"당장은 KT도 쉽지 않을 것"

입력 : 2022-05-23 오후 3:55:1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급냉 분위기 속에서 KT(030200)의 자회사 상장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밀리의서재, 케이뱅크에 이어 구현모 KT 대표가 올 초 분사한 클라우드 부문의 상장을 언급했으나, SK스퀘어(402340)어의 IPO가 숨고르기에 진입하면서 시장 상황 관망으로 일정이 좀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구현모 KT 대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회사 'KT 클라우드' 상장 계획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센터 부문을 별도 상장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는 IPO를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튜디오지니의 IPO 계획도 나왔다.
 
올해 KT 성장은 자회사들의 IPO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연내를 목표로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SK스퀘어 계열사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연쇄 상장이 불발되면서 KT 자회사 두 곳의 상장도 불투명해졌다. KT관계자는 "올해 IPO에 대해 계획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SK그룹 계열사들과 달리 KT가 서둘러 상장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올해를 넘긴 후에야 본격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원스토어의 경우엔 2019년 재무적투자자(FI) 투자 유치 과정에서 3년 내 IPO를 성사시킨다는 조건을 포함시킨 바 있다. SK쉴더스는 상장 기한이 2023년이었으나 투자 매력도가 높아 선타자로 나서게 됐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SK스퀘어처럼 계약에 따라 상장을 기한 내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유로운 상태"라면서 "추진은 하되 시장이 안 좋을 경우 무리해서 몰아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연동되는 계좌로 실적을 쌓았는데, 업비트 예치금 중 일부를 영업재원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잠재적 리스크로 여겨지며 상장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동일 업종의 카카오뱅크 주가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본격적인 통화 긴축 움직임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장 첫 타자로 밀리의서재와 KT스튜디오지니가 거론된다. KT는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콘텐츠·미디어 부문의 중간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KT는 스튜디오지니가 올해 콘텐츠 라입업을 통해 매출이 느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0개 이상 콘텐츠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고, 향후 연평균 20개 내외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검증된 제작 라인업을 확보해 밸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밀리의서재는 국내 오디오북 업체 중 1위 사업자로 방대한 원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사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 경쟁력 제고로 IPO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 본사.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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