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중구는 업무 지구가 밀집하고 서울역이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특징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 많아 주거·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서울에서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며 복지 정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중구청장 자리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들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서양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김길성 국민의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각각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다.
서 후보의 경우는 '현역 구청장'이라는 이점이 있다. 중구청장 재임 당시 중구의 취약점을 12만명에 불과한 '적은 인구'로 꼽은 바 있다. 반면 유동인구는 200~300만에 달하지만 이로 인한 환경 문제 등을 주민들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중구에 젊은 인구를 유입하려면 아이를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많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그동안 펼쳐왔던 행정의 '연장선상'을 펼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중구에서 나고 자랐다"며 중구 원주민임을 강조한 김 후보는 중구의 새로운 발전동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고층빌딩과 친환경 주거지역이 공존하면 강남 테헤란로, 뉴욕 맨해튼처럼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인구 위기…아이 키우기 좋아야 정착해"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중구의 인구는 12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인근 종로구 14만4000여명 보다도 적다. 이 때문에 중구의 인구 유입은 시급한 과제다.
서 후보는 구청장 재임시절 부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젊은 층의 정착에 힘쓴 바 있다. 보육과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2018년 구청장 취임 당시부터 전국 최초로 구 직영 어린이집을 열고 초등돌봄, 방과후학교 등에 집중 투자해 왔다.
서 후보는 "올해 신학기 중구형 초등돌봄 신청 접수 결과 모집정원 대비 신청률이 125%에 달했다"며 "모든 아이들을 돌보지 못한 미안함이 있었기에 구 직영 초등돌봄을 중단 없이 지속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민선8기에서는 중구형 혁신 무상교육을 완성하기 위해 구 직영의 입시학원 설립을 목표로 했다. 이는 중구 학생들이 강남 대치동 수준의 학원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 후보는 "현직 중구청장으로서 교육환경 개선과 다양한 체험 및 학습 프로그램 지원에 최선을 다한 결과 2021년 중구 일반고 대학진학률이 서울시 자치구 1위에 올랐다"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주거환경 개선, 개발 정책으로 인구 유입"
김 후보 또한 중구의 인구 유입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서 후보가 교육에 집중했다면, 김 후보는 주거환경 개선을 강조했다.
먼저 김 후보는 세운지구 재개발을 통해 서울 도심을 초고층빌딩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녹지생태 도심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약수역~신당역 구간도 마찬가지로 고층빌딩과 친환경 주거지역이 공존하는 강남 테헤란로처럼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중구는 점점 노후화되고 도심공동화로 인해 새로운 발전 동력이 필요하다"며 "중구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이 지역 출신으로서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산로 개발로 주택 공급과 상권 활성화를 앞당기겠다고도 약속했다. 숭인동사거리~신당동~약수동에 이르는 3.2㎞의 다산로를 포함해 인근 장충동, 필동, 회현동, 명동 등은 남산고도 제한과 문화재 등에 따른 각종 규제로 개발이 더진 지역이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과 협력해 해당 지역의 재개발 구역 지정을 추진하겠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을 건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중구청장 출마에 나선 서양호 민주당 후보(왼쪽)와 김길성 국민의힘 후보. 사진=각 캠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