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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하 HDC현산) 내 인력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 업계 퇴출까지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타 건설사들이 임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연봉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 절반이 ‘기간제’로 채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임금도 낮은 실정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체 직원은 1710명으로 전년동기(1577명)에 비해 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구성원 면면을 들여다보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은 줄어든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사무직·기술직 부문 정규직원은 933명으로 1년 전보다 2.2% 감소했지만, 기간제 근로자는 623명에서 777명으로 23.7% 뛰었기 때문이다.
정규직원의 빈자리를 기간제 근로자가 채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8년 5월 회사 분할 이후 총직원은 2019년 말 1705명에서 1591명으로 줄어들었다가 2021년말 1665명으로 늘어난데 반해 정규직원은 1000명에서 2019년말 998명, 2020년 말 971명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건설업은 수주산업 특성상 하도급 구조를 띄고 있어 분양일정과 수주 중심으로 단기간 근로자를 채용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HDC현산의 경우 유독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전체 근로자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의 비중은 45.4%에 달했다. 직원 10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이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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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근속 연수 또한 11.33년에서 11년으로 줄었다. GS건설(15.7년)·대우건설(15.5년)·현대건설(13.2년) 등과 비교하면 최대 4.7년이 차이가 난다. 장기근속을 한 전문 인력이 빠져나간 배경으로는 학동 철거건물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꼽힌다. 잇단 사고로 전국 곳곳에서 시공권 해지 행사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기업 신뢰도가 하락한데다 수주 감소 등 인력 감축이 단행될 가능성도 존재해서다.
타 대형건설사 대비 처우도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HDC현산의 1인당 평균 급여는 7300만원으로 시평 상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 급여는 전년(7900만원) 대비 7.6% 감소한 규모로, 업계 1위인 삼성물산(1억1300만원)과 비교하면 임금차는 4000만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대우건설 노사가 평균 임금인상률 10%에 합의하고, 증훙그룹도 건설 부문 임·직원 연봉을 22% 인상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한편 HDC현산은 올해 120여명 규모의 신입·경력직원을 채용해 인력유출에 대응할 전망이다. 연초 사고 이후 설립된 비상대책기구 ‘비상안전위원회’가 △엔지니어링 조직 강화 △우수 계약직원 정규직 전환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한 처우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데 따른 대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프로젝트별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조건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한다"면서 "(PJT 등 직원은) 수주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서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