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대전)'보수텃밭' 강남, 정순균 vs 조성명 벼랑끝 승부

대한민국 최고 부자동네…출마자 재산도 1·2위 기록
정순균 후보, 민주당 최초 구청장…열세 극복 관건
조성명 후보, 생활밀착 장점…콤팩트시티 개발 추진

입력 : 2022-05-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강남구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부자동네다. 경제·문화·교통 인프라가 우수해 평균 땅값도 가장 비싸다.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된 지역이지만, 오히려 뛰어난 인프라를 바탕으로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강남구는 대표적인 ‘보수텃밭’이기도 하다. 역대 총선·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패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강남구청장 선거도 7번 중 6번을 보수 진영이 승리했다. 심지어 그 중 2번은 보수 진영이 민주 진영에 더블 스코어로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 7번의 강남구청장 선거 중 보수 진영이 승리하지 못한 한 번을 2018년에 정순균 현 강남구청장이 승리했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정 청장을 후보로 내세워 수성에 나선다. 2018년만큼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지만, 현역 구청장 타이틀로 열세를 극복한다는 각오다.
 
보수텃밭답게 국민의힘은 경선에 무려 12명이 지원하며 진통 끝에 조성명 전 구의회 의장을 후보로 공천했다. 조 후보는 선관위에 527억원의 재산을 신고했으며, 그 중 512억원이 부동산 재산인 부동산 자산가다. 공교롭게도 정 후보 역시 158억원의 재산(부동산 151억원)을 신고해 양 당이 내세운 후보들 모두 서울 구청장 후보 가운데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정순균 “강남 변혁기, 백년대계 차질없이 추진”
 
정 후보는 국정홍보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대통령직 인수위원, 중앙일보 부국장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취임 이후 그간의 경력을 살려 영동대로 복합개발,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조율하며 강남을 대한민국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백년대계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정 후보는 강남에 대형 프로젝트가 집중되는 만큼 변혁기를 맞아 이를 차질없이 추진할 구청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파나 이념과 관계없이 주민들에게 받은 평가를 종합할 때 연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부했다.
 
정 후보는 공약으로 △재건축 활성화 및 저층 주거지 종상향 추진 △부동산 거래·보유세 완화 추진 △탄천 K-POP 공연장 건립 △첫 아이 출산 장려금 지급을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압구정·은마·개포·미도아파트 등 재건축 활성화를 추진하고, 테헤란로·도산대로·영동대로 이면부의 저층 주거지 13곳을 고밀도 개발할 계획이다. 개포4동·일원1동·삼성동·세곡동에는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종상향 개발한다.
 
조성명 “지역 현실, 주민 사정 밝아…실용적 행정”
 
조 후보는 지역의 현실과 주민들의 실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보라고 자처하고 있다. 강남구에 40여년 동안 가족들과 거주하며 삶의 터전을 이룬 만큼 애정을 갖고 ‘동네 사람이 동네를 위해 진심으로 일한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조 후보는 지역 사정에 능통하면서도 정치 세파에 찌들지 않은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강남주민들이 편안하게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는 평범한 주민 출신으로 엘리트가 아님에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행정을 주민들을 위해 펼치겠다고 확신했다.
 
조 후보는 재건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밀도 집약 개발인 콤팩트시티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강남구 행정·문화복합타운을 조성하며, 서초구와 마찬가지로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재산세 50% 경감을 검토해 추진한다. 이밖에 △4차산업진흥창업센터·강남경제혁신재단 신설 △K-컬쳐 허브사업 유치 △압구정 428번지 부지 젊음의 문화 공원 전환 △수변레저루트 조성 △문화콘텐츠형 생태하천사업 추진 등을 공약으로 약속했다.
 
양 후보, 옛 서울의료원 부지 활용방안 엇갈려
 
강남에 수조원이 넘게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도 많지만, 유독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다양한 목소리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지난 정부 부동산 정책 발표 때마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가 대규모 주택 공급부지로 거론됐고, 강남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반값아파트 건립을 검토 중이며, 윤석열 정부도 2000가구 수준의 청년 원가주택 건립을 논의 중이다.
 
조 후보는 윤 정부의 정책기조를 기본적으로 수용하면서 거기에 국제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시설을 더하겠다는 복안이다. 청년 원가주택을 짓고 국제기업을 유치해 공간의 가치를 높인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후보는 “서울의료원 부지의 활용은 사실 강남구만의 과제는 아니다”라며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권을 갖고 있지만 중앙정부나 광역정부와 협력할 의무도 있다. 정책기조를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수용하고, 구 발전을 위한 방침을 함께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 후보는 서울의료원 부지 주택 공급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 지정 고시에 공동주택 건립을 불허한 것을 근거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국제교류복합지구 한가운데 있는 서울의료원 부지가 국제교류중심지가 아닌 고밀주거복합지로 개발되면 MICE 산업 발전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대신 대치동 코원에너지 부지 개발과 개포동 구룡마을 용적률 상향으로 추가 공동주택 800호 정도를 공급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정 후보는 연임에 성공하면 서울시나 정부가 반값아파트를 포함한 공공주택 강행 시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후보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아파트 건립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라며 “해당 부지는 서울 MICE 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부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그동안 수차례 공공주택 계획 철회를 요구해왔고, 앞으로도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강남구청장 후보와 국민의힘 조성명 강남구청장 후보. (사진=각 캠프)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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