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30일 건설 업계와 '건설자재 공급망 점검회의'를 갖고 자재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에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자재 생산·유통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생협의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공사비 조정을 활성화해 업계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원 장관은 이날 세종시 6-3생활권 M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자재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최근 건설자재 가격 급등으로 상당수 건설현장의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제도 개선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점검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 관계 부처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산하 기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주택 관련 4개 단체장이 참석했다. 건설현장 관계자로 시공사인 신동아건설 현장소장, 하도급사인 동우건설 대표도 참석했다.
원희룡 장관은 "정부는 최근 건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업계 어려움을 해소하고 핵심 국정과제인 250만가구 플러스 알파(+α) 주택공급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자재비 상승분의 공사비 적기 반영, 관급자재의 원활한 공급, 건설자재 생산·유통정보망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건설·주택 관련 4개 단체는 "건설업계도 신공법 개발, 대체자재 발굴 등을 통해 공사비를 절감해 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정부에서도 업계의 노력에 발맞춰 혁신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과감하게 늘려나가고, 업계와 함께 5년 단위의 스마트 건설자재 기술개발 로드맵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국토부는 주택 등 건설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시키기 위해 합리적인 공사비 책정 요건을 조성하고, 주택공급사업자의 이자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직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재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오는 6월에 발표 예정인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분양이 완료된 민간 사업장 중 총 공사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원도급사가 부담하도록 하도급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경우 수수료, 대출금리 등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해 자발적인 하도급 대금 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건설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이미 납부한 분양보증 수수료의 50%를 반환하고 주택도시기금 대출을 받아 민간분양 주택을 건설 중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분양 후 상환 시까지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자재 생산·유통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생협의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공사비 조정을 활성화해 업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유통시장 불안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산업부와 합동으로 주요 자재의 수급현황·유통시장 동향과 가격 추이 등을 민간에 공개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아울러 공정한 계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물가변동 시 공사비 증액 조치가 가능한 민간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사용을 확대하고 기존에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은 현장에 대해서도 공사비 증액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건설업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독려할 예정이다.
정비사업의 경우에도 착공 이후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서울시와 함께 정비사업 공사표준 계약서 개정도 추진한다. 또 이와 별도로 건설업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 필요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관급자재 공급을 안정화하고, 현행 물가변동 제도의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
이를 위해 조달청은 자재별 가격 인상 요인을 납품 단가에 신속히 반영해 관급자재가 적시 납품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공공공사 물가반영이 전반적으로 원활한 편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건설공사 특성을 고려해 단품슬라이딩 등 현행 공사비 조정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이 밖에 건설 업계에서는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대체 자재를 발굴하고, 신공법을 개발하는 등 공사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탄소소재, 나노기술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철근, 시멘트 등 기존 자재보다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대체자재를 개발하고,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레미콘 등 건설자재 생산 공법도 개선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공급망 점검을 통한 안정적 건설자재 공급, 신공법 적용 등 원가절감 노력, 적정 공사비 반영, 정부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원가 상승 충격을 시공사, 발주처, 정부가 분담하도록 할 것"이라며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을 최소화하면서도 250만가구 플러스 알파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30일 건설 업계와 '건설자재 공급망 점검회의'를 갖고 자재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에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진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세종시 6-3생활권 M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안정적인 건설자재 공급망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