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윤석열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도 곳간을 풀었다.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 CJ는 미래 선도 사업에 5년간 총 77조원을 쏟아붓는다. 이들이 창출할 일자리는 총 19만개에 달한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CJ(001040)그룹은 콘텐츠, 식품 등 미래 선도 사업 분야에 5년간 국내에서만 총 20조원을 투자하고 2만5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매년 5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셈이다.
CJ그룹의 투자는 컬처,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러티 등 신규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우선 콘텐츠 분야를 비롯해 K-푸드 등 컬처 분야에 12조원을 투입한다. 투자금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의 제작 및 제작역량 확보, 미래형 식품 개발, 식품 생산시설 확보 등에 쓰인다.
아울러 물류, 커머스 등 플랫폼 분야에 총 7조원을 투자한다. 투자금은 CJ대한통운의 이커머스 최적화 인프라·시스템 강화와 CJ올리브영의 마케팅·서비스 고도화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러티 분야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를 활용해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제품의 생산시설 확대 등 미래형 신소재 투자와 바이오 의약품위탁개발생산시설(CDMO), 천연 프리미엄 소재 고도화를 추진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산업 기반이 미미하던 1990년대 중반부터 25년 넘게 영화, 드라마 등에 꾸준히 투자해 문화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길을 열고 이를 주도해왔다.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로 ‘소프트파워’ 분야에서 K-브랜드 위상강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최소 2만5000명에서 3만명에 육박하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주식회사 전경. (사진=CJ그룹)
유통업계에서 투자계획 포문을 연건 롯데였다. 앞서
롯데지주(004990)는 지난 24일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내 산업 생태계 활력을 위해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이 가운데 41%는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분야에 집중된다.
최근 진출 계획을 밝힌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위해 1조원을 들여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도심항공교통(UAM),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모빌리티 사업에도 투자한다. 연간 충전기 생산량을 1만대 이상 늘리는 한편 계열사 롯데렌탈이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특히 롯데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화학 사업에 9조원 이상 쏟아붓는다. 설비 투자와 생산 증설에 7조8000억원을 투입해 롯데케미칼의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어 수소 사업과 전지 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는 유통 사업에 5년간 8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등 핵심 지점 리뉴얼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1조원을 투입해 롯데마트 특화 매장을 늘릴 방침이다.
이외에도 롯데는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한편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개발에 총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롯데는 지역 등에서 5년간 총 5만개에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경제가 어렵고 불안한 시기에 롯데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다른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투자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동시에 기업으로서 경제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004170) 역시 5년간 총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와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 자산개발·신규 사업에 투자금을 쏟는다. 특히 절반 이상(11조원)을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쓴다.
구체적으로 신세계백화점이 신규 출점과 기존점 경쟁력 확대를 위해 3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출점과 리뉴얼에 1조원을 쓸 예정이다. 신세계 프라퍼티도 스타필드 수원, 스타필드 창원, 스타필드 청라 등 신규 점포 출점을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3조원을 들여 물류센터 확대, 시스템 개발, 생산설비 확대에 나선다. 이어 헬스케어와 콘텐츠 사업 등에도 2조원을 투입한다. 또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4조원을 투자,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복합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낸다. 화성 테마파크 개발로 70조원의 이르는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11만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5년이 신세계그룹의 성장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기 위한 매우 중대한 시기”라며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