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학생들이 학교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미투'가 제기된 학교 명단이 소송 3년만에 공개됐다. 10명 이상 신고되는 등 가해교사가 가장 많은 학교는 서울외고와 용화여고, 명지고로 확인됐다.
1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학교성폭력 고발 건 처리현황 및 징계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서울에서 스쿨미투로 교육청에 보고된 학교는 93개교, 교사는 187명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가 54개교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학교 31개교, 초등학교 5개교, 특수학교 3개교 순이다.
스쿨미투 이후 학교 성폭력이 재발한 학교는 오류고(2019년, 3명) 정신여고(2019년, 2명), 용화여고(2020년, 1명) 등 세곳이었다.
사립학교의 학교성폭력 발생률은 68%로 집계됐다. 법인별로는 서울학원 소속 일신여상(12명)일신여중(2명)잠실여고(14명)으로 가해교사가 28명이다.
특히 용화학원(용화여고 14명), 청숙학원(서울외고 14명), 명지학원(명지고 12명)들은 한 학교에 가해교사가 10명 이상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밖에 정신여고 8명, 오류고 5명, 고척고·문영여중·청원여고 각 3명, 동국대사대부여고·영훈국제중·일신여중·장승중·중앙여중·진명여고·한성여중학교·해성여고 각 2명이다.
다만 단체는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자료와 2019년 및 2021년 공개자료를 비교한 결과, 누락된 학교가 있다"며 "추가 학교 명단을 오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가해교사 187명 중 151명은 학교폭력신고센터117이나 학교전담경찰관 SPO 등에 신고됐지만 이중 93명의 교사들이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는 일부 학교에서는 스쿨미투 당시 피해자, 가해자 분리 등 기본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피해학생의 2차 가해가 나타났다고도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해교사 187명중 80%에 달하는 151명은 학교폭력신고센터117(20명), 학교전담경찰관 SPO(34명), 경찰서(38명), 경찰서·SPO 모두 신고된 경우(1명) 외 56명은 신고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서울시교육청이 패소 이후 공개한 자료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심각한 성폭력 사안에 대해 감사조차 없고 피해자 지원도 하지 않는 등 후속조치가 엉망이었다"며 "솜방망이 처분이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당국이 법정에서까지 스쿨미투 가해자 보호에 앞장서는 동안 n번방 가담 교사들이 적발되고, 교사가 학교에 불법촬영기기를 설치, '일베'에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올리는 등 교사들의 학교성폭력은 더욱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법원판결 무시한 스쿨미투 정보은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