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등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비상 수송대책을 수립하는 등 물류 피해 최소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나 컨테이너·시멘트 화물차 비중이 높아 물류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경찰청 등 9개 기관은 비상 수송 대책 점검 회의를 열고 물류 차질 최소화를 위한 가용 자원 총동원을 주문한 상태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비상 수송 대책 점검 회의에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물류 차질 최소화를 위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중앙 수송대책본부는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어 차관은 "그간 정부가 화물차주의 근로 여건 개선과 화물 운송 사업 구조개혁 방안 등을 화물연대와 지속해서 소통과 협의를 진행했음에도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를 강행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가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이번 집단 운송거부가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 기관 간 긴밀하게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 측은 "정부의 대화 의지가 높지 않다는 판단에 예정대로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화물기사 최저임금제'라 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최근 경유가 폭등으로 화물 노동자들이 심각한 생존권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제도적 안전망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해 왔다. 현재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적용되는 안전운임제를 전 품목·전 차종으로 확대해 달라는 것이 골자다.
또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전체 화물노동자 약 42만명 중 화물연대 조합원은 약 2만5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컨테이너·시멘트 화물차 비중이 높은 만큼 파업에 따른 사회적 파장은 매우 클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류 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비상 수송 대책을 수립해 물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운송 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화물차는 적극 지원한다. 또 주요 항만과 물류 기지 등에 대한 수송 대책을 세우고 군 위탁 컨테이너 등 관용 차량도 투입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운송거부를 강행하게 된다면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없다. 화물연대는 이러한 점들을 직시해 주길 바란다"며 경고성 발언을 해왔다.
화물연대는 이날 0시부터 일제히 운송을 멈추는 데 이어 오전 10시부터는 16개 지역본부별로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경기 본부는 의왕ICD, 부산본부는 신항삼거리에서 출정식을 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기름값 급등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7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성신양회 수색공장에 트럭들이 멈춰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