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디지털전환(DX) 기술로 고양특례시 탄소지움카드 운영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플랫폼(착한페이)을 차용해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인구 109만명 고양시 공략에 나선 것이다. 추후 고양페이 운영으로도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지자체 디지털전환(DX)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KT(030200)는 7일 고양특례시의 탄소지움 디지털 통합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양 탄소지움카드는 탄소 저감 활동에 참여한 고양시민들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플랫폼이다. 가령 대중교통을 이용해 탄소감축 활동을 할 경우 주 1회 기준 최대 2900원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고양시민이 왕복 기준 일주일에 1번씩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한달에 1만1600원을 탄소저감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고양시는 버스에 이용되는 탄소저감 활동으로 28억원의 예산을 잡아놨으며, 올해 소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마트에서 로컬푸드를 활용하는 시민에게도 탄소저감 포인트를 제공하며, 추후 기후 환경 교육·온라인 나눔 마켓을 통한 탄소 저감 인센티브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모델이 고양 탄소지움카드 실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T)
KT는 플랫폼 구축 및 운영사업자로서 고양시와 손을 잡았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지역화폐 플랫폼을 운영하던 기술력을 녹여냈다. 지역화폐 플랫폼인 착한페이는 모바일 QR 결제를 최초로 도입한 이력이 있다. 체크카드 제휴를 통해 선불형 지역화폐에서 불가능한 후불교통 기능을 구현했다. 택시 결제, 삼성페이 지원 등 가맹점 결제 외에도 일상 내 사용처도 다양한 편이다. 김우헌 KT AI·DX융합사업부문 블록체인사업담당 차장은 "지역화폐 플랫폼을 차용해 개발한 탄소지움카드는 QR결제, 외부 신용카드사와 연동해 결제하는 것 등 기능이 대동소이하다"면서 "쓰임에 있어 지역화폐는 지역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탄소지움카드는 시민의 탄소 중립을 유도해 포인트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KT는 고양시의 탄소지움카드 플랫폼 운영을 기반으로 연말쯤 고양페이 운영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지역화폐는 코나아이가 운영 중으로, 발급 규모가 57만장 수준인데, 내년에는 탄소지움카드와 결합 75만장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세룡 KT 강북강원광역본부 법인고객영업팀 팀장은 "현재 고양페이는 충전된 금액밖에 쓸 수 없는 단순 선불카드 기능이지만, 탄소지움은 체크카드 등 범용성이 넓다"면서 "연말쯤에는 KT 플랫폼이 이를 다 수용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세종·공주·김포·익산·칠곡·구미 등 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화폐를 운영 중인 KT는 고양까지 영역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고양시의 탄소지움카드와 같이 지역 커뮤니티 기반으로 서비스를 다양화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단순히 결제 기능과 포인트 지급 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원 인증이나 디지털 신분증에 접목하는 분산 아이디(DID) 기술이 적용된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지역의 DX 플랫폼 제공자로 나서겠다는 얘기다. 가령 모바일 시민증으로 지역화폐 애플리케이션에서 지역 주민임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해 지역 현안에 대해 투표, 설문,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기능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지역화폐뿐만 아니라 시민증 발급, 투표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