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콜센터는 대표적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꼽혀왔다. 인력에 전적으로 의지한 구조로 기업의 고객서비스(CS) 역할이 중요해지는 흐름을 타며 시장도 함께 커졌다. 초기에는 단순히 전화를 받아 민원을 처리하는 통화(Call)의 역할이 중심이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발달과 함께 이메일·음성채팅·문자채팅 등 멀티 콘택센터로 발돋움했다. 5~6년 전 부터는 음성을 문자로 변환(STT)·문자를 음성으로 변환(TTS)과 같은 기술엔진들이 나오면서 챗봇, 보이스봇 등의 기능이 도입됐다. 여기에 원격제어와 인공지능(AI)매니지먼트 등이 더해지면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로 변모 중이다.
AICC에는 첨단 AI 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 간단한 상담에 자동으로 응답해 주는 AI 챗봇, 자동응답시스템(보이는 ARS)을 비롯해 상담사와 고객 간 통화를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는 SST·TTS 기술 등이 적용된다. 목소리만으로 본인 인증을 대체하는 AI 목소리인증 기술도 있다. AICC에 최초로 전화했을 때 수집된 성문으로 고객을 확인하는 기능으로, 개인의 목소리를 통해 사람의 지문처럼 빠른 생체인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상담사 화면에는 'OOO 고객'이라는 정보가 떠 본인 확인에 걸리는 평균 24초를 줄일 수 있다. 상담이 끝나면 대화 분석도 AI가 책임진다. 음성 인식 기술로 대화를 글로 저장한 뒤 AI가 상담 내용을 분류하고 요약도 해준다. 고객의소리(VOC) 업무에도 AI가 적용된다. AI가 고객과의 상담내용을 파악해 알맞은 상담지식을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내용 숙지가 덜된 초보상담사도 업무를 수월하게 끝낼 수 있다.
서울시 동작구 KT 고객센터에서 직원들이 AI 상담 내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KT)
KT(030200)는 이러한 AICC 구축을 통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KT AICC에는 약 542만콜의 상담 요청이 들어왔는데, 이 중 AI 상담원이 응대한 횟수는 136.6만콜이며, 이가운데 AI 상담원이 응대에 성공한 횟수는 100만콜에 달했다. AI가 데이터 기반 응대를 제공하고, 사람은 AI와 협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구조가 매일 이뤄지고 있다. 서호영 KT AICC사업담당 상무는 "AICC는 상담사의 단순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상담사에게 이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제시해 고객에게는 필요한 내용을 손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계와 인간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말했다.
AI콜센터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데다, 코로나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국내 컨택센터의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11조원 수준인데, 이 중 AICC가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추후 AICC가 컨택센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KT를 포함한 이동통신3사 모두 이 시장에 참전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6월 글로벌 솔루션기업 제네시스와 손잡고 B2B AICC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LG유플러스(032640)는 LG CNS와 함께 KB금융그룹 등 금융사 고객센터를 AICC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