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17.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데 따른 결과다.
아울러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100곳 중 31곳은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수익이 늘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1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 기업의 매출액은 17.7% 오르며 3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는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번 조사는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2만688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지난해(-3.6%) 감소세를 보였던 제조업이 19.7%로 증가 반전됐다. 비제조업도 15.3%로 작년(-2.6%) 대비 상승 전환됐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은 전년 -4.3%에서 18.6%로 증가 전환했고 중소기업은 0.8%에서 14.5%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지난해 수출이 늘어 전자·영상·통신장비, 화학물질·제품, .1차금속 등이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비제조업도 운수·창고업이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매출이 오르고 도·소매업 거리두기 완화로 수요가 회복되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수익성 지표인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5.1%)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이 7.7%로 전년(5.1%)보다 2.6%포인트 올랐고, 비제조업은 5%에서 5.7%로 0.7%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1%로 전년(4.9%)보다 크게 뛰었고, 중소기업은 5.7%에서 6%로 0.3%포인트 확대됐다.
안정성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97.7%로 전년(97.3%)보다 소폭 늘었다. 제조업은 67.1%에서 69.6%로 상승했지만, 비제조업은 146.1%에서 141.4%로 하락했다.
한편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31.2%로 1년 전 33%보다 1.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9년(31%)과 비교하면 소폭 확대됐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이자보상비율이 낮다는 것은 기업들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며, 이 비율이 100%에 못 미칠 경우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계기업 중 대기업이 4.3%를 차지했고 중소기업은 26.9%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2%, 비제조업이 19.2%로 각각 전년보다 0.3%포인트, 1.5%포인트 씩 감소했다.
영업적자에 이른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비율은 23.5%로 전년(24.8%)보다 1.3%포인트 축소됐다. 대기업은 3.4%, 중소기업은 20.1%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0.6%포인트, 0.8%포인트씩 축소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9%, 비제조업이 14.5%로 파악됐다.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의 5배를 넘는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더욱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2020년 42.6%에서 지난해 44.9%로 2.3%포인트 확대됐다. 대기업은 10.3%, 중소기업은 34.6%였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680%로 전년(422.7%)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5.1%)보다 올랐다.
김대진 팀장은 "지난해 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수익이 크게 늘었다"며 "유가가 오르면서 수익률이 좋아졌고 수출 호조로 매출이 늘면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의 기업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1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 기업의 매출액은 17.7% 오르며 3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