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이르면 8월부터 서울 강남 전역에서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된다. 2개월 간의 시범 운행을 거쳐 일반 승객도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9일 국토부·현대차와 함께 강남에서 로보라이드(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서비스했다. 강남을 다니는 로보라이드는 자율차가 모든 것을 판단해 운행한다. 마포 상암 등에서 시행하는 자율차 운행이 셔틀형태라면, 로보라이드 서비스는 정해진 노선 없이 실시간 교통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경로를 바꾸면서 운행하는 개념이다.
로보라이드 서비스는 강남 전역에서 이뤄진다. 올해는 △테헤란로 △강남대로 △영동대로 △언주로 △남부순환로 등 총 26개 도로(48.8km)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도산대로 △압구정로 등 총 32개 도로(76.1km)로 운행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압구정동, 신사동 등 로보라이드 운행지역 확대와 연계해 32개 교차로에 대한 교통신호개방 인프라를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기술로는 신호인식 비전센서만으로 100% 교통신호를 인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통신호개방을 하게 되면 센서가 고장나도 안전하게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다만 상암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안전요원(비상운전자)가 탑승해 어린이보호구역 운행과 위급한 상황에 대처한다. 서울시는 이번 실증을 통해 안전요원의 개입을 점차 줄이면서 무인운전 기술을 발전시킬 예정이다.
로보라이드 실증을 하는 강남 지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히는 왕복 14차로의 영동대로, 왕복 10차로의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포함하고 있다. 또 버스와 트럭부터 승용차 및 오토바이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돼 사람이 운전할 때도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한가한 도로가 아닌 복잡한 강남 한복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한 강남에서 기술 보완을 위한 주행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율차 로보라이드에 '1호 승객'으로 탑승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각각 로보라이드에 탑승해 강남 일대 3.4km를 이동하며 최종 점검에 나섰다.
오 시장은 "며 "외국에서 데이터 전쟁이라고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경쟁이 앞서나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위기 의식과 질투심이 있었다"며 "교통 체계가 복잡하고 유동인구도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로봇 택시의 실험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로보라이드는 시민들의 호응도와 주행안전성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운행 대수가 확대된다. 향후 상암처럼 모바일 앱으로 호출할 수 있도록 구현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국토부·현대차와 함께 앞으로 2개월 간 전문가, 자율주행 관계자 등이 탑승하는 베타서비스 기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기술과 서비스를 보완·개선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강남 현대오토에버 사옥에서 자율주행 로보라이드 택시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