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학과 개설·적극 채용에 인재 이탈 방지

(반·배·디 인재전쟁②)분기당 수백명 수급…복리후생·조직문화 개선

입력 : 2022-06-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배터리 업계에서도 인재 경쟁이 뜨겁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대학 학과를 개설하고, 채용에 적극성을 보이는데다 이탈 방지에 애쓰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의 직원 수는 각각 9721명 및 1만1609명이다. 지난해 말 대비 3개월 만에 각각 157명, 294명 증가한 수치다. SK온도 같은 기간 200~300여명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체들은 반도체처럼 아예 학생 단계부터 인재를 수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28일 SK온은 성균관대와 배터리 계약학과 프로그램 개설 업무협약을 맺었다. 석사 과정 학생 대상이다. 삼성SDI 역시 서울대 및 포스텍과 손잡고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 동안 각각 100명 이상의 석·박사 장학생을 선발한다.
 
지난 2월28일 지동섭 SK온 공동대표이사(왼쪽)와 신동렬 성균관대학교 신동렬 총장이 성균관대에서 '배터리 계약학과 프로그램 개설' 협약식을 맺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와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개설하고 석·박사 통합과정과 박사과정 학생을 길러내고 있다. 연세대와도 '2차전지 융합공학 협동과정'을 운영해 석·박사와 석·박사 통합과정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처럼 수급에 애를 쓰지만 인재 유출은 고민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평균 근속연수가 지난해 말 7년3개월에서 지난 3월 말 7년1개월로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역시 12년8개월을 넘기다가 12년6개월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삼성 SDI가 스웨덴 신생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로 이직한 퇴사 직원 3명에 대해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인력 이탈은 점점 민감한 문제가 돼가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복리후생과 조직 문화 개선 등의 조치를 통해 이탈을 최대한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복리후생으로 △육아휴직 1년->2년 확대 △임신 및 난임휴직 도입(최장 6개월) △난임치료비 지원 △배우자 LG계열사 주재원 발령 시 동반 휴직 제도 신설(2년) △단기 출장 실비지원, 장기 출장 일당 50% 선지급 △산학 장학금 입사 후 세금 보전 △LG에너지솔루션 전용 사내 어린이집 확대 △사내공모시스템 제도 개선 △아동 입양 입양휴가제 5일 도입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힐링 트립’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1박2일 동안 강원도 홍천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을 방문해 명상 및 필라테스, '나의 스트레스 디톡스 방식 이해', '일상의 셀프 힐링 방법 학습'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장단기 해외 출장자, 전월 근무시간 초과자 등이 대상이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들이 강원 홍천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에서 '힐링 트립'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연합뉴스 사진)
 
올해 초에는 행복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6대 과제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핵심업무에 집중하는 보고·회의 문화 △성과에만 집중하는 자율근무문화 △’님’ 호칭을 통한 수평문화 △감사와 칭찬이 넘치는 긍정문화 △건강·심리를 케어하는 즐거운 직장 문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나눔 문화 등이다.
임직원이 CEO에 직접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인 ‘엔톡’도 운영 중이다. 건의 내용이 실제로 반영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도 "올해 연봉은 9% 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윤호 사장이 임직원과 '오픈토크'를 진행 중이고 식사하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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