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정은 결심만 남았다…북 7차 핵실험 막판 변수는 '중국'

올해 시진핑 3연임 여부 결정…중국, 북 핵실험으로 국제정치 부정적 영향 우려
'날씨'도 변수, 장마철 핵실험 전례 없어…"6월20일 넘기면 가을에 진행할 수도"

입력 : 2022-06-13 오후 5:41:14
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회의실에서 진행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일정을 끝으로 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국의 제지 가능성과 장마철로 접어드는 날씨가 북한 핵실험 진행의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특히 올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북한이 혈맹관계인 중국 시 주석의 3연임 결정까지 핵실험 결행을 미룰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자위권은 국권 수호 문제"라며 '강대강', '대적투쟁',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확인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됐고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 속에서 북한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강경한 대외 기조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회의 결론으로 '대적투쟁'을 거론한 것은 윤석열정부의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는 인식에 대한 '강대강' 맞불 성격으로 읽힌다. 북한은 전날 전원회의 결론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방사포를 쏴 대남 강경기조를 이어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시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다만 전원회의에서 '급선무 현안'으로 제기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문제와의 연동성 여부는 주목해야 한다. 이번 회의를 전하는 보도문 대부분이 경제와 코로나19 등 북한 내부 문제로 채워졌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부작용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위원장이 10일 전원회의를 마친 데 이어 전날 비서국 회의를 따로 소집해 당내 규율 문제를 다룬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장기 국경 폐쇄에 따른 경제난 심화로 흔들리는 민심 통제에 앞서 노동당 간부들의 기강 잡기에 힘을 쏟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이야기는 없고 정면승부니, 강대강이니 대적투쟁이니 일종의 추상적인 방향만 이야기했는데 공개된 내용은 경제 문제와 방역 문제"라며 "(북한에서는)그게 지금 제일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고, 바로 전원회의에 이어서 비서국 회의를 소집했다"며 "(북한이)지금 대남, 대외 차원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이른 시일 내 계획대로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늦어도 장마가 시작하는 20일 이전 핵실험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북한은 장마기간인 7, 8월에 핵실험을 진행한 적이 없다. 대부분 가을인 9, 10월이나 겨울인 1, 2월에 진행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주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장마기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후 7, 8월은 어렵고 9월로 넘어간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도 "일단 날씨가 중요하다"며 "장마철이 되면 (핵실험을)못하고 날 좋은 날 해야 한다. 6월20일경에 장마가 오니 그 이후 되면 (핵실험이)가을로 넘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예측했다.
 
지난 2019년 6월 북한을 공식 국빈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21일 평양 우의탑을 찾아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맞았다. (사진=뉴시스)
 
날씨라는 물리적 변수가 있지만, 더 큰 것은 중국의 만류다. 오는 10월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국이 국제정치에 휘말리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북핵 문제가 자꾸만 불거지는 것 자체가 중국에게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중국 역시 북한의 핵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을 향해 핵실험 도발 자제를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까지 해버리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들어올 것이고, 대외정책 실패 문제가 부각되면 시진핑 주석 연임에 도움이 안 된다"며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나토까지 동원해서 중국을 압박하는 마당에 중국의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일을 북한이 벌이면 북중 관계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북한은 식량뿐만 아니라 의료품과 백신 등 코로나19 방역 물품 등을 중국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중국의 정치 행사나 고위급 방한 일정에도 무력 시위를 하던 북한도 핵실험급 도발은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 전 장관은 "(북한에게)지금 손 벌릴 때가 중국 밖에 없다"며 "러시아는 지금 (경제적)능력이 없는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 처한 경제 상황과 방역 요건 등을 생각하면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국제 정치에서 (핵실험으로)중국과 시진핑 주석을 어렵게 해놓고 중국에게 도움을 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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