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회장 '몽니'…남양유업, 3년째 적자 '어쩌나'

1분기 영업손실 222억원…전년비 적자폭 86억원 확대
대국민사과 1년, 오너리스크 여전…잇딴 분쟁 '악화일로'

입력 : 2022-06-14 오후 4:00:35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남양유업이 11분기 연속 적자 수렁에 빠진 가운데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로 대국민사과를 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홍원식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해소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에 이어 대유위니아그룹과의 분쟁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003920)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적자폭이 약 86억원 확대된 수준이다. 분기순손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 늘어난 158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2019년 3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이 적자 수렁에 빠진 까닭은 저출산에 따른 분유, 우유 소비 감소로 인해 유업계 산업 전반이 침체된 탓도 있지만 숱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기업 이미지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으로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데에다가 2019년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특히 지난해 4월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 효과 주장은 오너리스크 촉발 신호탄이 됐다. 홍 회장은 논란 한 달 만에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회장의 대국민사과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남양유업의 경영정상화는 묘연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을 매각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던 홍 회장은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매수자측과 법적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는 지난해 9월 홍 회장이 매매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불발됐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현재 홍 회장을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이행 본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0부는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6차 변론기일을 진행했고 오는 21일 재판에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와 홍 회장이 직접 출석한다.
 
한앤컴퍼니와의 소송 외에도 최근 발생한 대유위니아그룹과의 분쟁 역시 남양유업에게 악재로 꼽힌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지주사격인 대유홀딩스는 지난 3월 홍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최대주주 일가와 상호협력 이행 협약을 해제했다.
 
홍 회장 측의 계약 위반으로 인한 해제 사유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해제를 통보했다는 것이 대유홀딩스측의 주장이다. 여기에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처분금지, 계약이행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한 것도 계약해지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대유홀딩스는 지난해 11월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를 3107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매매예약 완결권을 받았다. 남양유업과 한앤코와의 소송이 마무리되면 경영권을 넘겨받는다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됐다.
 
한편 대유홀딩스는 남양유업의 상호협력 이행 협약이 해제된 만큼 홍 회장 측에 지급한 계약금 320억원도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계약 위반 사항이 전혀 없다고 반박한 상황이라 현재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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