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최근 밥상물가가 널뛰고 있는 가운데 유통·식품업계가 스마트팜을 도입하거나 투자에 나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팜은 생산량과 품질을 균일하게 맞출 수 있어 작황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신선식품의 물가 관리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 국내 주요 유통 업체들은 최근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지난해 스마트팜 기업인 엔씽과 손을 잡고 경기도 이천에 스마트팜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이마트는 로메인, 버터헤드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천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채소들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이마트 8개 점포에서 8만개 이상 판매됐다.
롯데슈퍼도 최근 스마트팜 브랜드 내일농장을 론칭했다. 이와 함께 내일농장 상품으로 가농 바이오와 협업한 무항생제 계란을 내왔다. 롯데슈퍼는 향후 버섯, 쌈채소, 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와 과일 상품을 내일농장 브랜드로 내놓을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아예 서울 성산동 월드컵점 내에 스마트팜 카페 ‘팜스365’를 입점시켰다. 팜스365는 농업회사법인 팜세계로가 운영하는 스마트팜 카페다. 대형마트 내에 스마트팜이 들어온 건 이례적이다. 이곳에서는 파종부터 수확까지 소비자가 직접 채소 재배 현장을 볼 수 있다. 또 당일 매장에서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샐러드, 음료 등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모델들이 지난달 서울 성산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 오픈한 스마트팜 카페 ‘팜스365’에서 재배 중인 작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외식업계와 식품업계의 스마트팜 관심도도 높다. 최근 강남역 인근에 들어선 해외 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는 매장 안에 15평 규모의 스마트팜(GT팜)을 설치했다. GT팜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버터헤드, 라리크, 코스테우, 로메인, 잔드라,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등 12종으로 햄버거나 샐러드 제조 시 활용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000080)도 스마트팜 업체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초 스마트팜 기업인 퍼밋에 후속투자를 단행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퍼밋에 1차로 지분 투자한 바 있다. 퍼밋은 작물 선정부터 생육 시설 설계·시공 재배 후 관리·출하까지 관리하는 스마트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그린과 지분투자를 맺기도 했다. 그린은 스마트팜을 농해 허브, 스테비아, 와사비, 미니양배추 등 특수작물 위주로 농사를 짓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서울 강서구 마곡 일대와 경기도 김포시에서 농장을 운영 중이다.
굿스터프이터리 강남점 내부에 설치된 스마트팜에서 햄버거와 샐러드 재료로 쓰일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이처럼 유통업계와 외식, 식품업계가 스마트팜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은 채소 등 신선식품의 들쑥날쑥하는 한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농작물의 환경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자동화시스템을 활용해 운영하는 농장 형태를 말한다. 생육환경을 자동 제어하기 때문에 생산자는 농산물의 생산량과 품질을 균일하게 맞출 수 있다.
특히 채소와 과일 등은 날씨 영향에 따른 작황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기 때문에 널뛰는 밥상물가의 대안으로 꼽힌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팜 계약도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팜 전문기업 그린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스마트팜 누적 계약 금액 128억원을 달성했다.
박정기 그린플러스 상무는 “스마트팜은 기후환경이나 외부 환경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꾸준하게 생산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식량 물가 부분에 있어서 (스마트팜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