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기술 연구에 향후 5년간 약 1조원을 쏟아붓는다. 관련 인력도 7000명 이상 양성해 메모리 반도체에 치우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선진화를 유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대전 카이스트 본원에서 '제1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 5월 취임 이후 첫 현장 행보로 추진한 AI반도체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제기된 업계 정책수요를 바탕으로 산학연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7일 'AI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우선 정부는 AI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예타사업을 포함한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5년간 1조200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진행 중인 예타사업에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개발, PIM반도체 개발 등이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는 미국 등 선도국과의 공동연구도 적극 확대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산 AI반도체 초기 시장수요를 창출하고자 반도체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를 국산 AI반도체로 구축하는 사업(NPU팜 구축 및 실증)을 2023년 중 신설한다. AI 개발자에게는 컴퓨팅 파워를 무상 제공한다.
또한 AI 제품·서비스 개발에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AI+ 칩 프로젝트'를 신규 추진한다. 지능형 CCTV, 스마트시티 등 각 부처와 지자체가 구축하는 공공사업에도 국산 칩이 적용·확산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대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조성한다. 대학, 연구소가 첨단 상용 공정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PIM반도체를 개발하는 정부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자문을 제공하고 성과가 우수한 연구 결과물의 반도체 생산 공정 적용을 검토한다.
NPU를 개발하는 정부사업의 연구 결과물 중 삼성전자 협력업체에서 검증해 우수 설계기술(IP)로 평가된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설계기술 데이터베이스에 포함하고 다양한 팹리스 기업 제품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향후 정부 ICT R&D 기획과정에 참여해 유망기술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기획결과를 검증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제1차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아울러 정부는 7000명 이상의 AI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물리학 등 AI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과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구성·운영하는 'AI반도체 연합전공(학부)'을 3개 대학에 개설한다.
대학·연구소가 보유한 반도체 시험생산 설비를 고도화하고 이와 연계한 학부생을 대상 반도체 설계·제작 교육도 신설한다.
특히 연구 중심의 석·박사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AI반도체 대학원'을 내년 중 신설해 참여 학생 중 우수 석박사 학생을 해외 대학에 단기 파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종호 장관은 "AI반도체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경제·산업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선점 가능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반도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제1차 AI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는 AI반도체 분야 민관 최고위(CEO급) 협력채널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주요 기업·대학·연구소의 대표인사·최고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향후 전략대화를 정례화 해 정부의 AI반도체 정책과 투자방향을 공유하고 기업의 비전·건의사항 청취 및 민관의 전략적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