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지역경제 지표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완화로 서비스업 생산이 늘었지만 중국 봉쇄 조치로 제조업 생산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한 하방 요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지역경제보고서(2022년 6월)'를 발간하고 전국 권역별로 업체와 유관 기관 등을 모니터링해 입수한 생산, 수요 및 고용 동향 등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경기 개황을 공개했다.
자료는 전국 권역별 경기 개황 표. (자료=한국은행)
권역별 경기는 '큰 폭 악화', '악화', '소폭 악화', '보합', '소폭 개선', '개선', '큰 폭 개선'의 총 7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올해 2분기 수도권 경기는 전 분기와 동일한 보합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충청권(보합→소폭 개선), 호남권(소폭 악화→소폭 개선), 동남권(보합→소폭 개선)은 개선 흐름을 보였고, 강원권, 대경권, 제주권은 보합세로 전 분기와 같았다.
세부적으로 2분기 중 제조업 생산은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 일부 업종의 원재료 수급 차질 등 영향으로 수도권, 호남권, 대경권, 강원권이 소폭 감소했다. 또 동남권, 제주권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충청권은 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 주문 물량 확대로, 자동차 및 부품이 전분기 일시 조업 중단에 따른 기저효과로, 이차전지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수도권은 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수요 지속에도 불구하고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축소로, 자동차가 부품 공급 차질과 판매 부진 차종의 생산 조정 등으로, 석유화학·정제가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감소했다.
대경권은 자동차 부품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지속과 중국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강원권은 의약품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등으로 판매가 부진했고, 시멘트가 중국 등으로의 수출 감소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출하 지연 등으로 각각 줄었다.
2분기 중 서비스업 생산은 외부 활동 재개로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며 전 권역이 전 분기보다 늘어났다. 숙박·음식, 여행·레저 등 대면 서비스업 생산은 외식과 국내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모든 권역에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운수업, 도소매업, 부동산업 생산은 권역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운수업 생산은 호남권, 대경권, 강원권 및 제주권이 여행객 증가 등으로 늘었으나 수도권, 동남권 및 충청권은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조치와 화물연대 파업 등에 따른 물동량 감소의 여파로 1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도소매업 생산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소비 증가, 비대면 소비 둔화 및 물가 상승이 혼재되면서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은 증가하고 수도권과 대경권은 전 분기 수준을 보였으며 강원권은 소폭 감소했다.
부동산업 생산은 주택 거래량 변동이 권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면서 동남권이 증가하고 충청권과 호남권은 소폭 증가한 반면 대경권과 제주권은 감소했다.
2분기 중 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2차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수도권과 대경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의 소비가 지난 분기 대비 증가했다.
형태별로는 거리두기의 영향이 컸던 준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모든 권역에서 늘어난 반면, 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 변동폭은 권역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중 설비투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일부 업종에서 증가하면서 1분기 수준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충청권, 제주권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나머지 권역들은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지난 분기보다 사회간접자본(SOC) 집행이 확대됐음에도 자재비 상승, 레미콘 수급 차질 등으로 1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2분기 수출은 수출단가 상승, 정보통신(IT) 부문의 수요 호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제주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역에서 전 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다.
지난 4~5월 중 월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만명 증가하면서 지난 분기(100만1000명)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4~5월 중 월평균 주택 매매 가격은 전 분기보다 0.04% 오르면서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다. 수도권이 약보합 수준을 보인 가운데 동남권, 호남권, 강원권, 제주권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충청권은 하락 전환하고 대경권은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지역경제는 서비스업 생산이 2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제조업 생산이 소폭 증가하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며 "다만 중국의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등 대외 여건 악화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은행은 27일 '지역경제보고서(2022년 6월)'를 발간하고 전국 권역별로 업체와 유관 기관 등을 모니터링해 입수한 생산, 수요 및 고용 동향 등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경기 개황을 공개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