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현재 시범사업 단계에 있는 상병수당의 실효적 운영을 위해서는 아플 때 쉴 수 있도록 하는 무급병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입원을 경험한 근로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지고 이후 근로소득 감소폭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무급병가 법제화, 상병수당의 소득대체율 차등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KDI포커스 '아픈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안전망 설계'를 통해 "상병수당이 보편적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법정휴가가 아닌 무급 병가를 법제화해 병가가 보장되지 않는 사업체 근로자도 병가 이용과 상병수당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DI에 따르면 핵심근로연령인 25~54세 임금근로자 중 45.5%가 병가 제도가 있는 일자리에 근로하고 있다. 실제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의 비중은 42.1%다.
특히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비정규직은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15.4%에 그쳤다.
비정규직 내에서도 파견 및 용역 근로자, 일용직 근로자 등이 포함되는 비전형 근로자 중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9.2%에 불과하다.
사업체 규모별로 살펴보면 300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는 66.4%가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반면, 3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는 21.4%만이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비정규직 등 사업장 노동자는 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는 반면, 아픈데도 근로를 지속하는 경험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 집단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규직 근로자 중 아픈데도 근로를 지속한 경험이 있는 근로자의 비율은 15.5%이며, 비정규직 근로자는 19.6%가 이러한 경험이 있다.
이 가운데 KDI가 의료비 지출 및 고용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경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입원 발생 당해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을 경험한 근로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입원 발생 당해에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근로자들에 비해 3.8% 감소하며, 1년 후 7.4%, 2년 후 9.2%로 경제활동 참가 감소는 지속된다. 전일제 임금근로를 계속할 확률 또한 입원 발생 당해 연도부터 감소하는데, 당해 연도 6.6%, 1년 후 11.6%, 2년 후 12.3% 감소한다.
입원 경험 이후 노동 공급의 감소는 근로소득의 감소로 이어진다. 입원 당해 연도의 근로소득은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개인에 비해 24.2% 감소하며, 1년 후에는 40.7%, 2년 후에는 4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KDI는 무급병가 법제화의 필요성, 상병 수준에 따른 상병수당의 소득대체율 차등화, 의료인증 강화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권정현 KDI 연구위원은 "상병수당이 보편적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법정휴가가 아닌 무급 병가를 법제화해 병가가 보장되지 않는 사업체 근로자도 병가 이용과 상병수당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KDI포커스 '아픈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안전망 설계'를 통해 "상병수당이 보편적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법정휴가가 아닌 무급 병가를 법제화해 병가가 보장되지 않는 사업체 근로자도 병가 이용과 상병수당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한국개발연구원)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