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걸린 '복합 경제위기'…재정·통화·금융 TF 묘수 찾나

거시경제 리스크 차단 위한 합동 TF 구성 고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 모임에도 경제 위기 극복 묘수 부족
지속적 금리인상 불가피…취약계층 완충 방안 동반될 필요

입력 : 2022-07-04 오후 5:44:44
[뉴스토마토 김충범·김현주 기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수출 둔화·무역적자 등 한국경제호를 강타하는 복합적 리스크에 하반기 경고등이 켜지면서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 긴축 정책 등의 복합 경제위기에 대한 시그널이 이미 감지된 만큼, 늦장 액션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6%대를 넘어선 물가 7% 가능성도 커지면서 경제위기에 대응할 재정·통화·금융당국 합동의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는 전략이나 공공요금 등 물가 상승 기조, 여름 장마·폭염 등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하반기 ‘극복 묘약’을 찾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새 정부의 경제 수장들이 이날 조찬 간담회를 통해 논의한 정책 공조방안 중 합동 TF 구성이 고려 중이다.
 
해당 TF는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을 차단하기 위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와 같은 경제팀 성격으로 5일 발표하는 물가상승률 등 경제상황 고려해 TF 구성,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정책 공조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과 이에 대응할 우리나라의 빅스텝 가능성이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소상공인·청년층 등 취약차주 부채, 금융기관 건전성, 기업 자금 상황 등의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문제는 정부의 TF에도 경제 위기를 극복할 만한 묘약이 없다는 점이다. 현 경제 문제가 복잡하고 난제도 많기 때문이다.
 
우선 물가 흐름이 최악이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업계는 현 상황을 봤을 때 6%대 물가에서 7·8월경 7%의 고공행진도 예측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진퇴양난에 가깝다. 현재 우리 기준금리는 연 1.75%다. 미국은 연 1.50∼1.75%로 사실상 양국의 기준금리는 같다. 미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단번에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연속 금리 인상에 대한 국내 상향 압박이 커지고 있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외국인 자본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는 데다, 연말까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민간부채에 뇌관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자영업자, 취약계층의 이자 상환 부담도 한층 커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자 물가상승률 상승세, 해외 여건 악화 등을 고려하면 기본적으로는 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 충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를 완전히 제어할 정도로 (금리 인상을) 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통상적인 수준은 아니어도 대폭적이지는 않은 수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물가 잡기에 대한 카드가 마땅치 않은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취약계층의 충격을 완화하고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최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이어 여름 장마와 폭염이라는 변수를 감안한 접근도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상승 기조와 여름 장마나 폭염과 같은 계절적 요인이 맞물려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고조될 수도 있다"며 "정부는 농산물 비축분을 해외로부터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유통 시장의 건전화를 지원해야 한다. 자영업자들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전기세 등과 같은 비용 상승에 따른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공과금 차등 인상 등의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물가와 성장,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앙은행은 긴축 행보를 보이며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정부는 원자재 수급 안정과 같은 공급 측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유망 산업에 대한 방향성 제시와 지원으로 성장에 더 가중치를 둔 정책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의 다수가 정부의 대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그동안 사실상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메시지를 주고, 대통령과 컨트롤 타워가 자신들이 오히려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 대책을 내놓기 전에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 관계 부처는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 현실화를 차단하기 위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와 같은 합동 TF를 구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김현주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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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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