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선·철강사가 하반기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 철판)값 동결과 인상을 두고 줄다리기 하고 있다. 일각에선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동결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지만 철강업계에선 원자잿값이 대폭 하락하지 않았다며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나온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액화천연가스(LNG)선 중심으로 수주 호황을 맞고 있지만 상반기 후판값 인상으로 올해 흑자 전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문제는 후판값이다. 조선산업은 제조원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다. 원재료 중 철강제, 특히 후판 비중은 제조원가의 약 15%다. 이 때문에 후판값 변동은 조선사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조선사들은 2020년 약 67만원이던 후판값이 지난해 113만원대로 오르자 충당금 설정으로 1조원대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한국조선해양 3964억원, 대우조선해양 4701억원, 삼성중공업 949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120만원대로 올랐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후판값이 동결돼야 수주 호황과 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동결로 가야 되지 않나 싶다”며 “후판 가격이 조정된다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선업계가 후판값 동결 가능성을 내다보는 이유는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1톤당 후판값은 지난해 5월14일 226.46 달러로 정점 찍은 뒤 올해 6월24일 113.1 달러로 하락했다. 중국 수요 감소에 대한 시장 우려 확대가 원인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지만 과거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아 동결을 말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변동폭은 3개월 간격을 두고 제품에 반영되므로 단기적 등락을 따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광석 가격이) 상대적으로 조금씩 내려가고 있지만 절대적으로는 높은 가격이어서 철광석 가격이 과거 수준으로 내려야 동결이나 인하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사들은 사업보고서에서 2015년 후판값을 지금의 절반도 안 되는 50만원대로 공시했다. 그해 철광석 1톤의 평균 가격은 55.71달러였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1일 122.47 달러로 다시 올랐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