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파업한다는 문자를 하필 오늘 아침에 봤습니다. 망했다 생각하고 뛰쳐 나왔죠."
수원과 화성에서 서울 등으로 오가는 광역버스 160여대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7시쯤 수원역에서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매일 오전 7시30분 집에서 나와 서울행 버스를 탄다는 전모(44)씨는 평소처럼 출근준비를 하다 황급히 뛰쳐나왔다. 전날 수원시에서 보낸 버스 파업 문자를 오전에 확인했는데, 사당으로 출근하기 위해 항상 타는 7770번이 파업 버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공공버스는 수원시 3000·7770·7780· 7800·8471·8472·9802번 노선과 화성시 1006·7200·7790·8000·8155·8156번 노선 등 총 13개 노선이다. 이에 기존 출퇴근 시간대 전세버스 40대를 투입하고, 추가로 전세버스 27대와 예비 공공버스 10대, 관용차 7대 등 가동물량을 총동원해 대체버스 84대를 마련했다.
수원시와 화성시는 전날인 10일 경진여객에 총파업을 전달받고, 오후 8시쯤 시민들에게 파업 안전안내문자를 전달했다.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출퇴근길 혼란이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와 수원·화성시는 비상수송대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수원에서 평택 등을 오가는 8471·8472·9802번 노선과 화성에서 금정·인덕원까지 운행하는 8000·7200번은 대체버스가 전혀 없고 배차기간이 짧아 평일 낮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던 3000·7770번 등 버스들은 대체버스를 운영하는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면 이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퇴근길 버스도 부족하기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 될수록 시민들의 불편은 더 크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공공버스과 관계자는 "일부 노선은 대체버스가 없어 다른 시내 일반버스를 이용해 전철역으로 환승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퇴근시간의 경우 6시~7시가 가장 사람이 많은 시간대라 이때까지만 운영하고 8시가 넘어가면 노선이 끊긴다"고 당부했다.
앞서 경진여객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사측과 임금인상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로 결렬됐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입석 승객을 태우지 않는 방식의 준법 투쟁에 들어간 뒤 결국 11일 새벽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하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11일 오전 10시 30분쯤 수원역 앞 광장에서 조합원 등 500여명과 함께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입석 탑승을 금지하고, 인근 서울시와 인천시 노동자들과 동일한 노동조건을 만들으라"고 호소했다.
수원시가 경진여객 버스 총파업 현수막을 수원역 정류장에 걸어놨다.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