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앞으로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비 200억원 미만 건설공사는 공무원이 직접 현장관리를 하게 된다. 그동안 현장관리는 민간업체가 대행하는 ‘책임감리’였지만 공무원이 상주해 현장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공무원 직접감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공공 발주공사에 대한 안전·품질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성산대교 보수공사부터 공무원 직접감리 도입을 시범 적용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시는 최근 발생한 성산대교 바닥판 균열이 시공단계별 감리 소홀에 따른 중요 품질 문제로 판단하면서 공무원 직접감리를 도입하게 됐다.
공무원 직접감리는 권한과 책임을 지는 감독 업무는 상주 공무원이 직접 수행하고, 기능적 검측이나 기술적인 지원 업무는 전문 엔지니어링사에서 지원받는 협업 구조로 시행된다. 제도가 시범적용될 성산대교 바닥판 보수공사의 경우 공사 규모와 시기 등이 결정 되는대로 교량 분야 전문 공무원이 즉시 상주하게 된다.
그러나 공무원 직접감리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상 총 공사비 200억 이상 공사는 ‘책임감리’가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감리의 종류와 선택권이 주어질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에 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또 시가 발주하는 공사비 100억원 이상 모든 공사장은 이르면 내달부터 시공과정에 대한 동영상 기록관리가 의무화된다. 구조적으로 중요한 주요 공종이나 안전관리가 필요한 밀폐공간(터널막장) 공종 등은 전 과정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재 제작·검수, 품질 등 각종 시험과 검측 부분도 촬영 대상에 포함된다.
대상공사는 100억원 이상 책임감리 공사, 철거·해체 공사, 건축법 제24조 7항에 따른 다중이용 민간건축물이다. 서울시는 현재 시 발주 공사장 47개 현장에서 촬영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형 건축물 등은 고정식 카메라를 설치해 공사 진행 전 과정을 타임랩스(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촬영하는 기법)로 촬영한다. 교량·도로 등의 넓은 지역은 드론 등으로 광역 촬영을 한다.
실내나 고위험·밀폐공간은 이동형 스마트 영상 카메라로 찍고 이를 통합관제 CCTV에서 모니터링한다. 동영상 촬영이 불가능할 경우 사진으로 기록한다.
서울시는 영상자료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록물 자료관리 프로그램’을 내년 9월까지 개발해 동영상 기록 관리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동영상 기록으로 사고 발생시 정확한 원인 분석으로 사고를 조기에 수습하고 사고 재발방지와 유지 관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제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직무대리는 “공무원 직접감리 도입과 시공과정 동영상 기록관리 의무화를 시작으로 향후 건설분야 스마트 첨단기술 도입 등 다양한 건설혁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산대교 남단.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