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화이자와 모더나가 오미크론 방어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mRNA 플랫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영역에서 주도권을 쥐는 모양새다. 한국은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양상인데, 시기상 늦었지만 개발 필요성은 인정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나온다.
14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선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코로나19가 재차 유행하고 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말 각 기업들이 새로 개발하는 추가접종 용도의 코로나19 백신에 오미크론 하위변이 BA.4와 BA.5 성분을 포함하라고 권고했다.
FDA 권고에 따라 화이자는 이르면 오는 10월 중 BA.4와 BA.5를 겨냥한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다. 모더나는 이미 새로운 mRNA 부스터샷 백신 연구에서 기존 백신 대비 모든 변이체에 대한 우월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두 기업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부스터샷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 백신은 mRNA 플랫폼 위주로 형성되는 모습이다.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mRNA 백신. 모더나는 새로 개발 중인 mRNA 백신 추가접종 결과 모든 변이체에서 기존 백신 부스터샷 대비 우월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는 접종 과정에서 관찰된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에도 mRNA 백신이 주도권을 잡은 이유로 효과를 지목했다.
통상 초기 개발 속도가 빠른 백신 개발 플랫폼으로는 mRNA와 바이러스 벡터가 꼽힌다. 상용화된 백신 중에선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mRNA에 속하며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로 분류된다. 접종 환경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두 종류의 백신 효과만 놓고 보면 mRNA 백신은 여전히 접종에 활발하게 활용되는 반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예방효과가 떨어져 퇴출 분위기에 놓였다.
이와 관련,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이 없는 백신은 없다"며 "mRNA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의 백신도 부작용을 보였는데 효과는 mRNA가 가장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백신 개발 플랫폼으로 mRNA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자 우리나라에서도 기술 축적을 통해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정기석 교수는 "우리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고유 기술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연구 목적에 맞는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mRNA 기술과 관련된 주요 특허가 해외에 집중돼 있어 이를 회피해야 하는 점은 숙제로 남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mRNA 관련 특허는 300여개로 알려졌는데,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기술 특허까지 더하면 숫자는 많아질 수 있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자체 기술을 통해 특허를 회피하는 방안이 가장 좋지만, 부득이한 경우 특허를 도입하는 등의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묵현상 단장은 "mRNA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좋다"며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몇몇 mRNA 핵심 특허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제안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우리나라도 mRNA 백신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오미크론의 새로운 변이에 대응하기는 어렵겠지만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났을 때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mRNA 백신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