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유통업계에서 근거리 배달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고,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근거리 배송 모델 구축에 나서는 등 차세대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상용화를 전제로 시범 운영에 나서고 점포도 한정적이지만, 향후 드론과 로봇 등을 활용한 배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날 드론 물류 배송·솔루션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함께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론배송 서비스 점포는 경기도 가평에 소재한 '가평수목원 2호점'으로 유통업계 최초의 드론 스테이션을 갖춘 '드론 배송 특화매장'이다.
이곳은 점포를 중심으로 관제 타워와 드론의 수직 이착륙에 최적화된 ‘헬리패드(비행장)’ 등이 하나로 합쳐진 드론 배송 전문 매장으로 배달 주문부터 드론 배송 비행까지 한 건물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의 드론 배송 서비스는 인근 펜션 단지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점포 인근 펜션 한 곳(아도니스 펜션)을 지정하고 상용화를 전제로 한 시범 운영에 나선다. 드론 배송 서비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일몰 전)까지며,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단 한 개의 상품도 무료로 배송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드론 배송 점포 ‘가평수목원 2호점’에서 해당 펜션까지 이동 거리는 약 1km로 드론 이륙부터 배송까지 3분 정도가 소요된다"며 "다만 이날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실제 배달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CU)
앞서 편의점 CU도 강원도 영월군에서 첫 드론배달을 완료했다. 점포에서 약 3.6㎞ 떨어진 오아시스글램핑장으로 최대 탑재 중량 5㎏의 드론을 이용해 배달을 시작한 것이다.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은 글램핑장의 수요가 급증하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오후3시부터 오후8시(일몰 전)까지며 배달료는 무료다.
CU는 드론의 최대 탑재 중량(5kg)에 맞춰 야외 캠핑장에서 높은 매출을 보이는 품목들로 구성한 네 가지 드론 전용 배달세트(라면 한 끼 세트, 커피디저트 세트, 글램핑 분식세트, 글램핑 과자 세트)를 기획했다.
지난주 첫 드론배송을 시작한 세븐일레븐은 지난 주말 이틀간 총 1건을 배달했다. CU 관계자는 "지난주 8~9일 양일간 운영 했는데 1건 배송이 이루어졌다"며 "이는 주말 강수 일기예보가 있어 해당 글램핑장의 예약율이 10% 수준에 그쳤기 때문으로 장마가 끝나고 캠핑 방문객이 많아지는 15일 앱이 본격 운영을 시작하면 이용 건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드론 뿐 아니라 날씨와 중량 제한에서 벗어난 차세대 근거리 배송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4분기에는 강남과 송파 일대에서 편의점 로봇배달을 만나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이 여러 점포에서 다수 로봇배달 실증사업을 수행하면서다. 배달로봇이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도심 내에서 뛰어난 자율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복잡한 도심이나 비, 눈 등이 오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율주행 배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 관련산업은 탄력받을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이륜차와 화물차만 택배사업 수단으로 허용하고 있는 현행법을 개정해 드론과 로봇도 생활물류 서비스 운송수단으로 허용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배달 서비스 시장을 선점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토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