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 테마탄 이노시스…에디슨EV 투자조합 수익 목적 '의혹'

무증 공시 전후로 대규모 CB 주식전환…에디슨EV 운용펀드 300억 차익
무증 앞두고 600억 CB 주인 두차례 변경…에디슨EV와 겹치는 투자자

입력 : 2022-07-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대주주의 주가조작 및 ‘먹튀’ 논란 등에 휩싸이며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에디슨모터스의 자회사 이노시스(056090)가 무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테마적인 성격을 띄며 시세 급변동의 요인으로 급부상한 무증 테마에 이노시스가 탑승하면서 기존 CB(전환사채) 투자자의 수익 추구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7년 연속 적자기업인 이노시스의 재무 환경에 비춰봤을때 무리한 무증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무증을 앞두고 잇따라 주식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무증을 통한 수익 극대화의 포석을 깐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7년 연속 적자 이노시스 400% 무증…무리한 무증 이유는 에디슨EV 투자자?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노시스는 지난 22일 보통주 1주당 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신주배정기준일은 내달 8일이며, 30일 5729만6804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이노시스는 앞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맡았던 상장사 중 하나인 유앤아이다. 에디슨모터스 관련주로 주가가 급등하던 지난 3월 유앤아이에서 에디슨INNO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이후 지난 6월 이노시스로 사명을 또다시 변경했다.
 
이노시스가 대규모 무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번 무상증자가 투자조합의 단기 수익실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상장 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무증을 진행한 데다, 무증 공시을 전후로 '티지자산운용'이 보유한 100억원 규모 CB의 주식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과 25일 각각 6억5000만원, 70억원 규모의 CB가 주식전환 청구됐으며, 총 170만6443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주식전환청구가 진행 중인 CB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티지자산운용은 앞서 대주주 먹튀 및 주가조작 논란을 겪은 에디슨EV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로 확인됐다. 이노시스가 에디슨EV의 투자자 수익 극대화를 위해 무증을 활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티지자산운용은 지난 4월 수성자산운용으로부터 75억원의 이노시스 CB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CB의 전환가액은 4483원이며, 프리미엄을 더한 매입가는 6276원이다. 이번 CB 주식전환으로 에디슨EV 메자닌 펀드를 운용하는 티지자산운용 등 CB투자자들은 3개월 만에 3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의 주식전환 가능 시점을 앞두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무증을 활용할 수 있다"며 "저렴한 전환가의 CB가 시장에 대거 풀릴 경우 기존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에디슨EV 먹튀 대주주에 CB 콜옵션…평가차익 868억

최근 발행을 결정한 701억원 규모의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인이 이전 에디슨EV의 대주주들과 동일인이라는 점도 무증 진행의 목적이 기존 CB투자자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노시스는 이달 대규모 CB 발행 및 BW 발행을 결정했는데, 발행과 동시에 주인이 2차례 변경됐다. 여의도글로벌투자와 한투오에 발행한 CB 600억원이 발행 직후 메리츠증권에 매도됐으며, 이후 ‘와이에스에이치홀딩스’가 80%의 콜옵션을 행사해 CB 대부분을 가져갔다. 한투오에 발행된 BW 101억원은 위가드에 즉시 매도됐다.
 
CB와 BW의 최초 발행대상자였던 한투오와 여의도글로벌투자의 주인은 앞서 에디슨EV의 먹튀로 논란이 됐던 투자조합인 아임홀딩스와 스타라이트의 최대주주와 동일인으로 확인됐다.
 
아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한정현 씨가 여의도글로벌투자의 최대주주이며, 스타라이트의 최대주주 한수지 씨는 한투오의 최대주주다. 한정현 씨와 한수지 씨는 콜옵션을 행사한 와이에스에이치홀딩스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와이에스에이치홀딩스가 콜옵션을 통해 확보한 CB의 전환가액은 6891원이다. 전환가능 주식수는 696만5607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48.63%다.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평가차익은 현 주가 기준 868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B와 BW의 경우 주식전환 시점까지 시간이 필요해 곧바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무증 테마가 기존 CB 투자자들이나 일부 기관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등에 활용될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노시스의 콜옵션 행사 및 무상증자와 관련해 <뉴스토마토>는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
 
한편 이노시스는 최근 우주발사체 분야 개발·판매 등의 신사업 발표와 701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그리고 무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83.41% 상승했으며, 전날도 20.19% 급등하며 마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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