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 오르는데"…1억 수입차는 '고공행진'

1억 이상 3만4055대 판매, 비중 26% 사상 최대
코로나 보복소비+소득양극화 이유 꼽혀

입력 : 2022-07-26 오후 2:05:5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1억원이 넘는 수입차 판매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급등하는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으로 자동차 소비가 위축됐지만 고급 수입차 선호는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3만4055대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벤틀리타워·벤틀리 익스피리언스 라운지.(사진=벤틀리)
 
상반기 전체 수입차 판매량(13만1009대)이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음에도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늘어났다.
 
전체 판매량 중 1억원 이상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8%와 비교해 3.2%p 올랐다. 2018년 10.1%, 2019년 11.8%, 2020년 15.7%, 지난해 23.6% 등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상당히 가파르다.
 
업계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보복 소비와 함께 수입차 생산 물량이 한국에 많이 배정됨에 따라 수입차 판매량이 크게 확대됐다고 본다.
 
여기에 수입차가 갖고 있는 폭넓은 라인업도 판매 증가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판매량 확대를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1억원 이상 친환경차 판매량은 1만7498대로 1억원 이상 차량 중 5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소득양극화가 심화돼 고소득자들의 친환경차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입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물량을 대거 늘리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많아졌다"며 "고소득자들에겐 전기차 구매가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플레이션 현상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장기화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엔트리급 차종 대신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확대하고 있다. 대당 이익률이 낮은 소형 세단·해치백 생산을 줄이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 프리미엄 차종의 비중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난에 맞서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보다 많이 생산함으로써 판매대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을 상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고가 수입차 시장도 전기차가 대세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1억원 이상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17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5% 늘었다. 포르쉐 '타이칸'이 상반기에만 824대가 팔려 1위를 기록했다.
 
포르쉐는 2025년까지 모든 제품의 50%를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채우기로 했다. 내년 중형 SUV '마칸' 전기차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람보르기니도 순수 내연기관 차량 출시를 올해로 마무리하고 PHEV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페라리 역시 2025년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페라리는 라인업에 PHEV 모델을 운영 중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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