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경찰청에서 사무직, 환경미화 등으로 근무 중인 일반 공무원들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로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관한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은 관외여행 신고 등 절차에 맞게 정당하게 모였지만 경찰청과 여권에서는 해산 명령 위반으로 규정했다"며 "경찰국 신설에 전국 서장들이 의견을 듣는 것이 나라를 전복시킬 만큼 위험한 쿠데타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을 향해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을 즉각 취소하고 함께 참석한 서장들에 대한 감찰조사도 중단하라"며 요구했다.
정지한 경찰청주무관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과 예고된 감찰조사를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게 과연 전 세계가 극찬하는 21세기 치안강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인지 현 정권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에 대한 통제권자는 오로지 국민이어야 하고 정치권력이 경찰 통제권을 손에 넣으면 시민을 탄압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등 오로지 권력에만 충성하는 과거로 회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류 총경과 반발하는 일부 경찰관을 징계하면 경찰 전체가 위축될 거라는 망상을 버려라”면서 “선진 국민과 경찰은 그리 어리석지 않고 류 총겨 등에 대한 탄압이 멈출 때까지 두 노조의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로 해석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비판도 있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쌍수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 위원장은 "경찰발전을 위해 토요일 시간을 내 회의한 것이 왜 쿠데타냐"며 “서장이 회의했다고 쿠데타라는 등 공무원 선동을 그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일부터 전국 주요 KTX 역사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를 진행 중이다. 오는 29일까지 1인 시위와 함께 주요 역사에서 홍보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23일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 총경은 이날 대기발령 이후 울산경찰청으로 향한 첫 출근길에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지금 시기에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번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들을 복무규정 위반으로 판단하고 감찰 조치를 예고했다. 류 총경은 울산 중부서장에서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이에 윤 후보자는 “한 지역의 치안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경찰서장으로서 직무에 전념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기발령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와 경차라청주무관노동조합이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