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윤석열 정부의 '2022년 세제개편안'을 두고 재벌특혜·규제완화·부자감세의 요약본이라고 비판하면서 중산층·서민의 소득을 보전하는 지원방안에 집중해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경제정의실펀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윤석열정부 세제개편안 평가와 제언 토론회'를 열고 "글로벌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와 기후위기, 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윤 정부가 정말 대응 의지와 정책이 있는지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제개편안은 경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조세 정의에 입각한 형평성 강화와 소득재분배 역할 제고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경기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의 금융시장 전이'에서 촉발됐다"며 "과거 금융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경기침체와 큰 차이가 없어 통화정책과 함께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는 유동성 회수를 위한 통화정책 외에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법인세율의 인상을 고려하는 등 대자산가와 고소득자 및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영국이 코로나19 과정에서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내년부터 현행 19%인 법인세율을 25%로 인상하기로 했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실업자와 자영업자에 대한 재정지출로 평균 소득의 80%를 계속 보전해주기로 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우리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법인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인하했다. 유 교수 지적에 따르면, 이번 개편을 통한 고소득 층 등의 부자감세 규모는 약 8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감면액은 약 2조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유 교수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원안대로 국회에 통과되면 '인플레이션·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어려워질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와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결국 과도한 조세감면, 조세지출로 재정적자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대부분 근로자인 중산층과 서민의 소득을 실질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중심으로 세제개편안을 다시 설계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윤석열정부 세제개편안 평가와 제언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경실련)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