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할 8·28 전당대회에서 단일화로 맞선다 해도 이재명 의원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47.7% 대 단일후보 35.6%로, 격차는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난 12.1%포인트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이 의원은 83.5%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의 위용을 보였다. 단일후보는 12.2%에 그쳤다. 당심이 75% 반영되는 당대표 경선 룰을 감안하면 이 의원의 과반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이재명 대 단일후보 1대1 구도로 치러질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47.7%가 이재명 의원을 택했다. 단일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5.6%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8.9%, '없음'은 7.8%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은 전날 당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8명의 주자들 가운데 본선에 오를 3명을 추리는 예비경선(중앙위원 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을 진행해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기호순)로 최종 압축했다. 판세는 이 의원이 선두에 서고 나머지 주자들이 이 의원을 추격하는 '1강2중' 구도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때문에 초점은 단일화로 맞춰졌다. '어대명' 독주를 깨기 위해서는 구도를 1대1로 전환시킬 단일화가 필수지만, 이마저도 힘겨워 보인다. 기존 주류였던 친문계는 단일화 주자에 힘을 모으겠다고 했지만, 차기 당대표가 22대 총선 공천권을 틀어쥔다는 점에서 사실상 각자도생, 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연령별로는 이재명 의원이 2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 단일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대에서는 이 의원이 대략 3배의 큰 격차로 단일후보에 앞섰다. 30대 이재명 45.0% 대 단일후보 31.7%, 40대 이재명 64.5% 대 단일후보 22.3%, 50대 이재명 52.9% 대 단일후보 32.6%였다. 반면 20대에서는 단일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 의원을 눌렀다. 20대 이재명 39.9% 대 단일후보 46.6%였다. 60대 이상에서는 이재명 39.8% 대 단일후보 41.5%로, 오차범위 내 팽팽했다.
지역별로도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는 이재명 62.7% 대 단일후보 25.4%로, 이 의원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경기·인천에서도 이재명 55.8% 대 단일후보 28.8%로, 이 의원 지지율이 절반을 넘었다. 이 의원은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에서도 단일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대전·충청·세종 이재명 43.9% 대 단일후보 37.3%, 강원·제주 이재명 48.3% 대 단일후보 34.6%로, 이 의원이 오차범위 밖에서 단일후보를 앞질렀다. 서울은 이재명 43.9% 대 단일후보 40.9%로, 오차범위 내였다. 반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단일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대구·경북 이재명 35.0% 대 단일후보 42.2%, 부산·울산·경남 이재명 37.0% 대 단일후보 44.9%로 조사됐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대표 예비후보들이 인사를 한 후 기념촬영을 하며 공정한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 이재명 43.4% 대 단일후보 37.6%로, 오차범위 내에서 이 후보가 우세했다. 진보층에서는 이재명 79.4% 대 단일후보 15.4%로, 이 의원 지지율이 80%에 달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이재명 21.0% 대 단일후보 53.5%로, 단일후보에 절반이 넘는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 당대표 본경선의 당락을 좌우할 당심에서도 이 의원이 압도적인 위용을 과시했다. 민주당 지지층 이재명 83.5% 대 단일후보 12.2%로, 이 의원이 절대적 지지를 가져갔다. 이와는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이재명 6.2% 대 단일후보 64.9%로, 단일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47명이며, 응답률은 4.3%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