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혜진기자] "신규 홈쇼핑채널이 나오면 중소기업을 살리기는 커녕 홈쇼핑 업계를 공멸로 몰아넣을 수 있다."
2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수용자복지와 중소기업활성화,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소기업용 신규 홈쇼핑채널 선정에 반대했다.
발제에 나선 송종길 경기대 교수는 “홈쇼핑은 방송과 유통의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현재의 홈쇼핑 채널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은 제한적 시장경쟁을 유지하는 것이 공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홈쇼핑 채널이 중소기업에 기여하는 바를 검토한 후 신규 채널 개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도 모두 "TV홈쇼핑 시장이 포화상태이며 앞으로도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IPTV 등으로 인해 티커머스(T-commerce)가 활성화되면 사실상 모든 방송 사업자가 상품판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홈쇼핑 채널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노영란 매비우스 사무국장은 “지금의 홈쇼핑채널도 중소기업의 제품을 55% 이상 편성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실제로도 판매하는 제품의 6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라며, 신규 홈쇼핑채널의 효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애초에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던 우리홈쇼핑이 롯데홈쇼핑으로 바뀌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그만큼 채널의 이미지가 중요한데 중소기업홈쇼핑은 브랜드 이미지에서 선입견이 생길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취지로 신규 홈쇼핑 채널을 만드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또 거대 유통사업자에 혜택을 주려한다”며 “신규 홈쇼핑 채널이 우리홈쇼핑처럼 대기업에 인수되고 나면 또 새로운 채널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채널과 관련해 방통위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인만큼 신규사업자 선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