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OLED 전환 여부에 갈라진 실적

삼성디스플레이 LCD 완전 철수…1조원대 영업익
LG, 2년 만에 적자전환…하반기 사업 전환 본격화

입력 : 2022-08-02 오후 4:46:58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2분기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양사의 실적을 가른 것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여부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LCD 사업 수익성 역시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LCD 매출 비중에 따라 두 회사의 실적이 엇갈리면서 양사의 OLED 전환 속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7조71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00억원으로 0.22% 감소했다. 특히 중소형 패널은 스마트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지속되며 2분기 기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사 실적이 시장 환경 대비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LCD 사업 철수 등 그간 사업 구조 전환 노력의 결실"이라며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주요 고객 신제품 출시 및 폴더블 고객 확대, 신규 응용처 진입 증가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LCD 사업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 1991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총괄 산하 'LCD 사업부'가 설립된 지 약 30년 만의 일이다. 2010년 중반부터는 TV용 LCD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여왔으며 인력의 경우 중소형 OLED, QD 관련 사업부 등으로 배치됐다.
 
LCD 생산 라인이 마지막으로 자리했던 충남 아산캠퍼스 L8-2라인에는 8.5세대(2200×2500㎜) IT용 OLED 생산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IT용 OLED 패널 생산량이 월 1만5000장 수준인 만큼 3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L8-1라인에 있는 8.5세대 QD-OLED 생산라인 구축에 3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관람객들이 현대미술 거장 '아니쉬 카푸어'의 미디어아트를 LG 시그니처 올레드 R에 담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반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5조6073억원, 영업손실 48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적자는 2020년 2분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 적자의 원인으로는 높은 LCD 사업 비중이 꼽힌다. LG디스플레이의 LCD 매출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특히 모니터와 노트북, 태블릿 등 IT용 패널의 매출 비중은 45%에 육박하는데 이 중 LCD 패널 비중은 95%에 달한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LCD 사업 규모를 대폭 줄여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쟁력 관점에서 차별화가 어려운 국내 LCD TV 팹(공장)은 축소할 것"이라며 "고객들과의 계약을 정리해가며 내년 상반기까지 캐파(생산능력)를 줄이고 제품 경쟁력을 가진 IT와 커머셜(상업용)로 점차 전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파주 P7 팹의 생산능력을 15만장에서 하반기 6만장, 내년 상반기 3만장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미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20만장 중 10%는 IT로 전환한 상태다. 남은 17만장 역시 IT, 커머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까지 TV 캐파의 40%를 줄인다. TV와 달리 IT 관련 20만장은 원가 경쟁력 기반으로 지속 운영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OLED 전환 속도에 차이가 벌어진 이유로 주력했던 사업이 각각 중소형 OLED, 대형 OLED로 서로 달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LG의 경우에는 대형 OLED에 주력해왔고 만족할 만큼의 수익을 내는데 10년이 걸렸기 때문에 LCD 사업을 유지해야했다"며 "반면 삼성은 중소형 OLED에 집중을 하고 자사의 스마트폰에 처음 탑재하면서 트랙 레코드를 쌓다가 아이폰에 공급을 하고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선 부분이 LCD를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진단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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