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환경·안전 속도…다양성 주춤

안전보건 예산 작년 166억원→올해 401억원
여성 이사 10%, 임원은 36명 중 0명
"지속가능경영, 사업 실체로 이어지게 할 것"

입력 : 2022-08-02 오후 5:04:5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최근 환경과 안전 투자를 늘리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다양성과 산업재해 측면에서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동국제강 ESG 등급은 종합 B+다. 환경(E)과 지배구조(G)가 B+이고 사회책임(S)은 2분기 B+에서 B로 떨어졌다.
 
동국제강은 최근 ‘2022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내고 환경·안전보건과 사회책임, 지배구조 등 ESG 현황과 계획을 밝혔다. 동국제강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환경 보고서만 펴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 3월25일 서울 수하동 본사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 6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우선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환경 투자를 대폭 늘렸다. 지난 2019년 10억원에 불과했던 환경(대기·수질·기타) 투자액은 2020년~2021년 82억원을 유지했다. 올해는 약 163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부산물 재활용율은 98%를 기록했다. 71만2000톤 부산물에서 74%를 차지한 제강슬래그는 도로포장용 골재로 재사용됐다. 9% 비중인 분진은 주성분인 아연을 재추출해 아연도금 강판의 원재료로 쓰고 있다. 공정용수 재활용률은 지난 3년 평균 70% 수준이다.
 
다만 2019년 72%였던 공정용수 재이용률이 2020년 73%로 올랐다가 지난해 65%로 줄었다. 동국제강 측은 이에 대해 "기술적인 이유로 잠시 시수(수돗물)을 사용해 공정용수 재이용률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올해부터 다시 70%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87만7000tCO2로 전년보다 3% 늘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은 “제품 생산량 증가로 인해 배출량이 증가했으나, 제품 1톤 생산 시 배출되는 CO2량은 매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전기로 제강의 이점을 살려 스크랩 조업 연구, 카본 대체 기술 등을 추가 개발하고 하이퍼 전기로·신재생 전력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안전보건 투자도 대폭 늘었다. 동국제강 안전보건 예산은 지난해 166억원에서 올해 401억원으로 늘렸다. 특히 시설 투자에 237억원을 할당해 위험·노후 설비 전수조사와 위험도에 따른 설비 교체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안전보건 주요 문제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다. 전사 안전환경위원회에서 분기별 주요 이슈와 중점 추진실적, 향후 계획을 논의한다. 올해부터 경영책임자와 노조위원장, 공장장이 참여하는 노사안전간담회도 운영한다.
 
이밖에 동국제강은 스마트 밴드로 작업자 위치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이동식 CCTV 도입, 지게차 속도제한과 크레인 블랙박스 설치, 바디캠 활용 등으로 안전강화에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 직원이 블루투스 기반 스마트밴드 모니터링 시스템 '디블루(D-Blu)'와 연계된 스마트밴드를 착용한 모습. 디블루는 위치기반으로 현장 노동자 심박수와 체온, 움직임 여부 등이 실시간으로 중앙관제시스템에 전달된다. 위급 상황 때 긴급 알람을 송출한다. (사진=동국제강)
 
뚜렷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2019년 11명이던 재해자 수는 직영과 협력사를 합쳐 11명에서 2020명 17명, 지난해 2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직영 재해자가 8명에서 21명으로, 협력사가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년간 없다가 지난해 직영 1명으로 늘었다. 올해 3월에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한 명이 천장 크레인을 정비하다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졌다. 2분기 S 부문이 B+에서 B로 하락한 요인이다. 다만 업무상 질병 건수는 2019년 5명에서 2021년 1명으로 줄었다.
 
동국제강 측은 안전보건 경영 강화에 대해 "전사적으로 투자도 확대하고 원점에서 요소들을 점검하고 있다"며 "내부 활동 뿐 아니라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양성은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내·외 이사 10명 중 여성 이사는 올해 3월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박진우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한 명이었다.
 
임원 36명 가운데서도 여성은 없었다. 장애인 임직원은 2019년 44명에서 2020년 42명, 지난해 40명으로 줄었다. 정년 퇴직에 따른 자연 감소다. 여성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2019년 8.2년에서 지난해 9.3년으로 약 1년 늘었다.
 
동국제강은 보고서를 통해 "다양성의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다"며 "채용과 제도 마련을 통해 다양한 임직원이 함께 근무하고 조직 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생존의 문제"라며 "회사의 고유성과 미래 성장 전략, 지속 가능 성장전략에 사회적 부분도 고민해서 우리에게 적합한 지속 가능성을 보고서로 발간했다. 그것이 사업의 실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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