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연동제, 9월부터 6개월간 시범운영…'특별약정서' 이용

중기부, 시범운영 방안·특별약정서 최종논의 결과 발표

입력 : 2022-08-11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다음 달부터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에 착수한다. 30여개 선정기업들은 앞으로 6개월간 '납품대금 연동 특별약정서'를 실제 계약에 활용하게 된다.
 
특별약정서에는 물품명, 주요 원재료, 가격기준지표, 조정요건, 조정주기, 산식 등이 담겼다. 납품대금 연동에 필요한 사항을 기업이 직접 기재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정당하게 제값 받는 여건을 조성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11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대기업·중소기업 등 업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TF 회의'를 개최하고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 방안과 특별약정서에 대한 최종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원유와 니켈 등 다양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사후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가 기존에 도입돼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제77주년 광복절을 나흘 앞둔 오늘 2022년 8월11일은 중소기업이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던 원재료 가격 상승의 부담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는 날"이라며, "상생의 문을 열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기 위해 납품대금 연동제의 시범운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는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제값받기를 국정과제로 채택해 추진하고 있다. 중기부는 납품단가 연동제 TF를 구성하고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역할을 해왔다.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포스코(005490), LG전자(066570), 현대중공업(329180) 등이 TF에 참여했다. 중기부는 미국, 호주 등 해외의 납품대금 연동 가이드라인을 참고했으며, 전문가와 소통하면서 특별약정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조율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와 특별약정서 주요 내용 통일…양 기관 모두 인정"
 
중기부는 중소기업의 납품대금이 적정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기업 간에 사전에 협의해, 약정서에 기재하는 거래 문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공정위와 협의도 진행해 특별약정서의 주요 내용을 통일했다. 중기부와 공정위는 기업이 어느 부처 양식의 특별약정서를 사용하든 모두 인정하기로 했다.
 
특별약정서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미리 협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이를 기업간 협의를 통해 기재하도록 함으로써 납품대금 연동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보다 쉽게 체결하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별약정서는 목적과 정의, 효력 등에 대해 규정하는 본문과 납품대금 연동에 필요한 사항을 기업이 기재하는 별첨으로 나눠 구성됐다.
 
특별약정서에 기재되는 사항으로는 물품명, 주요 원재료, 가격 기준지표, 조정요건, 조정주기, 납품대금 연동 산식 등이 있다. 특별약정서를 활용하면 수·위탁기업이 원하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운영할 수 있다. 원재료 가격에 따라 납품대금을 연동하는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이드북에서 자세하게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TF 회의에 참석한 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대표들은 "특별약정서가 납품대금 연동제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계약체결 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6개월 이후 성과점검…"대·중기간 상생 생태계 구축"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은 '납품대금 연동 특별약정서'를 활용해 수·위탁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특별약정의 내용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범운영은 9월부터 시작해 6개월 이후 성과점검을 한다. 납품대금 연동 특별약정서를 일부 변경하거나 공정위 '하도급대금 연동 계약서'를 사용하는 것도 인정된다.
 
시범사업은 대기업 등의 자율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한다. 중기부는 기업들의 시범운영 참여를 위한 홍보를 하고 12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이달 말까지 30개사 내외를 선정할 예정이다. 9월 초에는 시범운영에 선정된 기업들과 납품대금 연동제의 시작을 선포하는 자율추진 협약식이 개최된다. 
 
시범운영 참여기업에는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우선 참여기업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고, 내년부터 정부포상 우대평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선정 우대, 중소기업 정책자금 최대대출한도가 100억원까지 확대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번 특별약정서 및 시범운영을 통해 지난 14년간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었던 납품대금 연동제가 현실이 되도록 하겠다"며 "원재료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납품대금에 반영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납품대금 연동제는 중소기업계의 오랜 염원"이라며 "시범운영을 통해 자율적 확산을 추진하는 한편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으며, 중소기업과 진정으로 동행하는 주무부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운영 발표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중앙회는 입장자료를 통해 "현재 여야가 협치의 상징인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를 통해 납품단가연동제 조기 입법을 합의한 상황에서 주무부처가 입법에 발맞춰 시범실시를 추진하는 것은 제도의 효과적 도입과 안정적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이 시급한 만큼 여·야·정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조속히 관련 법안을 처리해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기업거래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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