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메릭 갈란드 미국 법무부 장관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 법무부가 영장 공개라는 초강수를 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FBI 압수수색에 대해 "정치적인 공격"이라는 반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AP통신,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저택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자신이 직접 승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플로리다 연방법원 역시 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갈런드 장관은 이날 "이번 압수수색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라면서 “이 사안에 대한 상당한 공익이 있기에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압수수색 영장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영장이 공개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출한 '기밀문건' 등이 적시됐을 수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가 속한 공화당 측에는 이번 압수수색을 두고 "정치적인 공세"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오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외신들은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영장 공개에 대해 동의하는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오는 12일 오후 3시까지 협의하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장 공개에 동의하게 되면, 법무부는 공개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응할 수 있는 시한을 오는 25일까지 줄 것으로 알려졌다.
갈런드 장관은 이번 압수수색 사실이 공개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의 법무부와 FBI에 대한 협박과 공격을 비난하면서 “부당한 공격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무부와 FBI 공격을 위한 무장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심지어 갈런드 장관에 대한 암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FBI에는 실제로 괴한이 침입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갈런드 장관의 회견 직후 성명을 내고 법무부에 완전히 협조적이었음에도 영장이 발부돼 압수수색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폭력 사태를 조사한 하원 1·6폭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15개 분량의 반출자료에는 국가기밀 정보로 표시된 문서도 포함됐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