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 70여명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를 기습 진입해 불법 점거 시위에 나선 가운데 경찰들이 출동해 건물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노조원들이 하이트진로 서울 청담동 본사를 기습 진입해 불법 점거 시위에 나섰다.
16일
하이트진로(000080)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 70여명은 이날 오전 6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청남동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들어와 1층 현관을 봉쇄하고 불법 점거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현재 하이트진로 본사 직원들은 현재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 건물을 점거한 노조원 일부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 현수막을 내걸고 불 지르고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본사 옥상과 로비를 다 점거하고 문을 걸어 잠궈 직원들이 다 못 들어가고 있는 상태”라면서 “경찰들이 들어오기만 하면 불 지르고 뛰어내리겠다고 경찰들에게 얘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임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분적으로 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 시점에 맞춰 투쟁 강도를 끌어 올렸다.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화물차 출입을 막은 화물연대 노조원들 15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는 파업 적극가담자에게 1차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접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이달 초 하이트진로 강원 홍천공장으로 농성 범위를 확대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노조원 약 200여명은 지난 2일부터 하이트진로 강원 홍천공장 앞에서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있는 하이트진로 소주공장에서 해고된 조합원 80명의 복직과 노조측 임금교섭안 수용, 노조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취소 등을 요구했다.
또 화물연대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도 일몰제 폐지와 운송료 인상 등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 홍천공장의 출입로를 차단한 탓에 한 때 하이트진로의 맥주 출고율이 평상시 대비 29%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