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큰 화제를 모았던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17%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우영우의 흥행은 콘텐츠가 좋으면 성공한다는 만고불변의 법칙을 방증한 것과 더불어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의 제작·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 특히 IP가 확보된 만큼 '오징어 게임'과는 어떻게 다른 행보를 걸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올랐으나 넷플릭스 시청자 수가 압도적이었던 만큼 넷플릭스 의존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의견과 제작사가 채널과 플랫폼을 선택해 유통하는 흐름이 가속화할 것이란 의견이 공존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영우를 통해 콘텐츠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KT(030200)그룹은 IP를 적극 활용해 수익 창출을 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우영우를 유통한 ENA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 이어 IPTV인 올레tv에서도 채널 1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KT 내 많은 자회사들이 KT스튜디오지니 측에 우영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IP를 갖고 있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무궁무진한 파생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시즌2가 방송되기 전까지 웹툰, 뮤지컬, 굿즈 판매 등 IP를 활용한 다양한 부가 콘텐츠 제작을 통해 원작의 흥행열기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징어게임이 IP 문제로 저작권과 공정한 수익 배분에 따른 논란에 시달렸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우영우가 넷플릭스 방영을 통해 글로벌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의존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 OTT가 우월적 지위를 앞세우며 향후 사업자 간 거래 시 이윤 배분 등에서 '갑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공정경쟁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해당 차원에서 법 개정을 살펴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넷플릭스를 포함해 해외 사업자의 문제 행위가 드러나지 않아 규율은 어렵지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한 계약 등을 강압하는 일이 발생하면 사후에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서 우영우의 성공은 주 시청층으로 분류되는 2040세대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보는 능동성에서 기인했던 만큼,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방송사는 편성만 하는 방식으로 제작 환경이 변한 가운데, 제작사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 특성에 맞게 채널과 플랫폼을 선택해 유통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플랫폼이 일정 정도의 이윤을 보장해주면서 IP를 가져가는 방식 대신,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처럼 제작사가 온전히 IP를 갖고 방영권을 판매하는 사례와 같이 유통 전략을 짜는 경우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
K콘텐츠 인기가 나날이 치솟는 만큼 종합적인 콘텐츠 평가 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순한 시청률보다 다양화된 미디어 이용행태와 공급방식의 변화를 고려한 수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적으로 통합 시청률 자료를 조사하고 있는데 모집단이 적고 방법이 단순하다"면서 "정부에서 나서 다양한 방법으로 통합시청률 조사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의 조사는 시청률 조사 외에 특정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반응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조사해 지표에 포함하는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 용산점에서 열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지막회 단체관람 이벤트에서 유인식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