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 SK에코플랜트 리사이클링 담당임원(왼쪽)과 신동원 DY인더스 대표(중앙), 김동현 DY폴리머 실장이 주식매매계약 종결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에코플랜트)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폐플라스틱 재활용기업을 인수하며 폐플라스틱 순환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전문기업 DY폴리머·DY인더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인수절차를 완료했다고 24일 밝혔다.
경북 고령군에 위치한 DY폴리머는 지난 2013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폐페트(PET)병을 활용한 재생원료인 펠렛(pellet)을 생산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펠렛은 폐플라스틱 조각을 고온에 녹인 뒤 뽑아낸 균일한 크기의 작은 알갱이를 말한다. DY폴리머에서 생산된 펠렛은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기업에 펠렛으로 만든 장섬유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유럽 시장에 플라스틱병 생산용 펠렛을 수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2016년 설립된 DY인더스는 소비자들이 버린 페트병을 분쇄, 세척한 조각인 플레이크(flake)를 생산한다. 플레이크는 직접 재활용하거나 펠렛으로 재가공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기업 인수를 통해 현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최상급 폐플라스틱 플레이크와 펠릿의 국산화를 도모하고,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선순환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만 약 1000만톤 가량의 폐플라스틱이 배출된다. 그 중 혼입, 이물질, 오염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재활용된 비율은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마저도 재생원료 품질이 낮아 대부분 솜이나 폴리염화비닐(PVC) 배관 등 산업용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SK에코플랜트는 관련 설비 투자, 디지털 전환, 시설 현대화 등을 추진한다. 고품질 재생원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불순물 제거나 균일한 소재 생산을 위해 별도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고품질 폐플라스틱 원료 공급 활성화를 통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는 역량을 높여나간다는 청사진이다.
폐플라스틱을 수거, 선별하는 기업과의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일 SK에코플랜트는 폐플라스틱 선별사업자 3곳과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에는 폐플라스틱을 모으고 골라내는 중소기업의 설비 개선을 지원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재생원료 공동연구 개발, 상생협의체 구성 등 기존 업계와 공존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질의 폐플라스틱 자원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협력 체계를 정착시켜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플라스틱 페트병을 사용하는 음료 기업과도 협력을 추진 중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SK에코플랜트는 소각·매립 등 폐기물 관리(Waste Management)에서 더 나아가 폐기물 제로화(Waste Zero)를 추구하는 리사이클링 시장까지 확장을 지속, 순환경제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역량을 제고하고 중소기업과 상생을 통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고도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