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SK(034730)그룹이 ESG 경영을 성장 토대로 삼고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탄소중립(넷제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코로나 재확산과 기후변화 등 대변혁 시기에 친환경성을 강조한 경영전략으로 위기를 탈피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여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 인근 샐러맨더리조트에서 열린 국제포럼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서 ESG를 기반으로 민간과 공공 부문이 협력해야 기후위기나 공급망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정도인 2억톤의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탄소 감축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올해 ESG 경영을 성장 토대로 삼고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SK그룹 관계사들은 이같은 최 회장의 경영 기조에 적극 동조하며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096770)은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을 앞세운 사업구조 전환을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사업의 탄소 순배출량을 2019년 대비 50% 감축하기로 했다. 또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 사용 비율을 2025년 25%, 2030년 100%로 높여 180만톤을 감축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해 친환경 혁신, 탄소중립 실천, 안전·보건·환경 중시 등 ESG 중심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친환경 사업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고 본격적인 성과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카본 투 그린' 전략 달성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관련 대규모 투자와 인력 채용을 인정 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 지구와 토양을 뜻하는 'Geo'와 중심을 뜻하는 'Centric'을 조합해 '지구 중심적'이라는 의미를 담은 SK지오센트릭이란 새 사명을 발표했다. SK지오센트릭은 원유에서 얻는 나프타(Naphtha)라는 석유제품을 재분해해 생활용품, 산업자재 등에 쓰이는 원료들로 만들어 공급해왔다.
SK지오센트릭은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력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PBAT'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PBAT란 미생물에 의해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뜻한다. 일반 플라스틱이 자연 분해되는 데 100년 가까이 걸리는 반면 PBAT는 매립한 지 6개월 이내에 90% 이상 분해된다.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으로 열분해유를 생산해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서 ESG의 중요성과 탄소중립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사진/SK
SK건설도 지난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새로운 사명에는 친환경을 의미하는 'Eco'와 심는다는 의미의 'Plant'를 합쳐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SK텔레콤(017670)은 카카오와 공동 출자한 ESG 펀드를 통해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 시작했다. 해당 펀드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최초의 ESG 펀드로 각사가 100억원씩 출자해 총 2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000660)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란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SK그룹은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2'에도 참가해 탄소 감축에 기여하기 위한 SK의 약속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 부스에는 SK의 기술과 혁신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과, 다양한 파트너들과 동행하며 관련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올해 CES에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가 참여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