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이재명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가 전날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이 의원은 '7만8천원 사건'이라고 말했다"며 "전형적인 언어교란"이라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의 '법인카드 의혹'을 언급하며 "'7만8천원'으로 퉁친 것은 '국어적 범죄'다. 마치 작은 잘못으로 가혹한 형벌을 받았다는 식의 '장발장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 의원 배우자 김씨는 전날 '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고 5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이 의원 측은 같은 날 공지를 통해 "김씨는 오늘(23일) 오후 2시경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이른바 '7만8천원 사건' 등 법인카드 관련 조사를 위해 출석한다"며 "'이번 7만8천원 사건'에서도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하여 유감"이라고 입장 표명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조사에서 아내가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카드는 배 모 사무관이 쓴 사실도 확인됐다"며 "아내는 배씨가 사비를 쓴 것으로 알았고, 음식값을 주었다는 점도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인카드를 쓰거나 부당사용을 지시했거나 부당사용을 알면서 용인한 것도 아닌데,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한없이 미안하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법인카드 의혹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자택 주변 음식점 결제, 경기도 공무원 사노비화, 샌드위치깡, 한우깡, 소고기 배달, 12만원 결제 한도, 사건 참고인의 극단적 선택 등"을 열거한 뒤 "이 의원은 김씨가 법인카드 유용을 몰랐다고 억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10년 넘게 선출직 공무원의 아내였다. 법인카드 유용을 몰랐을 리가 없다"며 "혹시 범죄를 피하기 위해 무능을 자처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그야말로 부부가 검경합동수사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며 "이 의원은 해괴한 조어(造語)를 만들어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모양인데, 그러기에는 그동안 지은 죄가 너무나 많고 무겁다. 당대표 방탄조끼부터 내려놓고 성실하게 수사를 받으라"고 압박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