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장례식 3일 진행, 크렘린 "국가장은 미정"

고르바초프, 향년 91세 나이로 서거

입력 : 2022-09-01 오후 10:05:20
(사진=연합뉴스)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냉전 시대'를 종식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장례식이 오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러시아 정부 측은 '국가장'을 치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모스크바 시내 중심부 건물인 ‘하우스 오브 유니언’의 필라홀에서 거행된다. 
 
필라홀은 소련을 건국한 블라디미르 레닌부터 이오시프 스탈린,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등 ‘국가장’으로 치러진 역대 소련 서기장들의 시신이 마지막으로 대중에 공개된 곳이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여부와 국가장을 치를 것인지는 결정된 바는 없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다음주 수요일쯤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으며,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도 “정부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국가장으로 간주될 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2007년 4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타계 당시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국가장으로 치른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또한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역대 소련 지도자들 중 니키타 흐루시쵸프 전 서기장과 함께 크렘린 벽에 안장되지 않은 유이의 지도자가 됐다.
 
블라디미르 폴리야코프 고르바초프 재단 홍보담당자는 “일반인들에게 장례식을 공개할 예정이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노보데비치 공동묘지에 묻힌 부인 라이사 여사 곁에 안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크렘림의 행보는 냉전을 종식시켰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 비해 신냉전 행보를 걷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대비되는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평소 푸틴 대통령과 꾸준히 대립각을 세워왔다.
 
또한 많은 러시아 국민들과 현지 언론들은 고르바초프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으며, 특히 관영 매체 리아노보스티는 "그의 선한 의도가 전국에 지옥을 불러왔다"는 내용의 칼럼을 작성했다. 푸틴 대통령조차도 “소련 해체는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으로 칭하고 있다.
 
한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오랜 투병 끝에 향년 91세의 나이로 모스크바에 위치한 중앙임상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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