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 및 건설자재 가격 급등 등 건설업계 악재가 쌓이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국내 주택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원화 약세로 인한 해외건설 수주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려워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6조37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00억원으로 25% 늘었다.
현대건설(000720)도 안정적인 수주를 바탕으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누적 영업이익이 34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418억원)보다 1.4%가량 증가했다.
다만
대우건설(047040)과
DL이앤씨(375500)의 실적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923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864억원을 기록했으며 DL이앤씨 영업이익도 1346억원으로 같은 기간 41%가량 줄었다.
상반기 건설업계 악재 속에서도 일부 건설사들이 실적 방어에 성공한 반면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3.5포인트 하락하며 89.4를 기록했다. 지난 5~6월 기준선 10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7월 전월 대비 7.9포인트 하락한 92.9를 기록한 이후 2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우선 국내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2023년도 예산안을 55조9000억원으로 편성한 가운데 사회간접자본(S0C) 예산은 25조1213억원으로 올해 예산(27조9683억원)보다 10.2% 감소했다.
이와 함께 국내 주택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으로 분양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부동산 시장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도 SOC 사업 등을 감소시키고 있어 지금 건설업계 분위기는 조금 다운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 분양을 거의 사업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서울 등 수도권 분양도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예정돼 있어 올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건설현장. (사진=픽사베이)
해외시장 전망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상반기 주춤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하반기 들어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지난해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120억3972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147억4677만달러) 대비 20%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7월 19억1434만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공장(FAB1) 프로젝트 가계약을 체결하는 등 하반기 들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수주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5일 기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18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이 같은 선전에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전년도 실적을 뛰어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예정된 프로젝트들이 예정대로 계약이 진행된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 약세 효과가 당장 해외건설 수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고 최소한 1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