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KT(030200)그룹의 미디어 계열사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으로 미디어 사업에 대한 구조 개편이 일단락되면서 '지주형 회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시즌은 티빙에 내준 것에서 보여지듯, KT그룹은 향후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는 한편 사업 분야별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사한 업종끼리 묶어 사업구조를 새롭게 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주형 회사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신사업 분사·자회사 물적분할에 따른 시나리오별 검토와 함께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KT가 장기적으로 보면 지주형 회사로 전환함과 동시에 자회사 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직 슬림화와 함께 신사업 활성화와 기업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시 시장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도 KT는 밀리의서재·케이뱅크 등 계열사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케이뱅크는 코스피 상장을 위해 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다. 비통신 사업의 IPO가 성공할 경우 그룹사 내에서 시너지를 낼 뿐 아니라, 계열사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복합 기업으로서의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앞서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으며, 지난 7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간담회 이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구 대표가 연임을 겨냥해 밀리의서재·케이뱅크 IPO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구 대표는 취임 후 지주형 회사로 전환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분야들을 재배치해왔다. 지난 4월에는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와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분야를 분리해 KT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은 매각하거나 통폐합을 통해 정리 중이다. 지난해 국내 대표 무전기 기업이었던 KT파워텔은 아이디스에 매각됐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성장성을 인정받지 못해 투자자 물색에 실패할 경우 물리보안을 담당하는 KT텔레캅에 대한 매각도 고려할 수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가 비통신 분야 신사업으로 미디어, 클라우드, 금융 사업 부문을 중점으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 "특히 미디어 사업 부문에서 KT가 보유하고 있는 스토리 지적재산권(IP)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상장 이벤트의 중요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7월 11일 오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